제186장 누군가와 닮았다

한수호의 말에 사람들이 모두 밖을 내다봤다. 소윤정이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왔다. 그녀를 보자마자 이서아의 얼굴은 굳어졌다. 소윤정은 이서아 앞에 다가간 후 진심으로 말했다. “서아 씨, 죄송해요. 제가 장난이 심했죠? 방금 대표님이 저를 제대로 혼내셨어요. 그래도 서아 씨가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이서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 그녀의 말을 되새겼다. “내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요?” 한수호가 제때 나타나지 않았으면 그녀는 절대 무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때 두 남자의 손에서 도망치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이서아는 그들에게 이런 일이 있었다는 걸 얘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윤정이 이 일을 ‘장난’으로 넘어가는 건 두고 볼 수 없었다. 소윤정이 갑자기 팔을 들어 자기 뺨을 때렸다. 다른 사람들은 물론, 이서아도 소윤정이 이렇게 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한수호를 바라봤는데 그의 표정은 오히려 덤덤해 보였다. 소윤정은 자기라고 봐주지 않았다. 곧이어 얼굴에 빨간 손바닥 자국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서아 씨, 정말 죄송해요. 제가 너무 생각이 짧았어요. 제가 어떻게 해야 용서할 수 있겠어요?” “사과는 받을게요. 하지만 당신을 용서할 수 있을 만큼 내가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이 아니라서요.” 이서아가 말했다. “변호사님한테 물어봤는데 소윤정 씨는 고의로 나를 위험에 빠뜨린 것이니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어요.” 다른 사람들은 당사자가 아니었기에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었다. 그래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들더러 혼자 해결하게 내버려두었다. 소윤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제가 잘못했어요. 다만 사적으로 합의를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배상금을 원한다면 얼마든지 얘기해요.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금액이라면 바로 드릴게요. 서로 바쁠 텐데 합의를 볼 수 있는 일에 시간을 낭비할 필요 없잖아요. 아니에요?” 이서아는 소윤정의 뜻을 따라 바로 금액을 얘기했다. “1600만 원이요. 그리고 합의금이라고 명시해야 해요.” 소윤정은 망설이지 않고 대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