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0장 이 비서님 또는 백인하 씨

“그냥 호칭일 뿐이잖아.” 권소혜는 비서에게 연락해 옷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여진수는 다시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말했다. “다음번에 한 번 불러봐.” 권소혜는 그의 손을 피하며 명령했다. “더 볼일 없으면 당장 나가줘.” 여진수는 코웃음을 치며 옷을 입고 전신 거울 앞에서 옷깃을 정리하며 말했다. “아까 아래층에서 이 비서님을 봤는데, 친구랑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더라. 완전 정신이 나간 것처럼 보였어.” “별일 아니야.” 권소혜는 변호사로서 당연히 고객의 사생활을 누설할 수 없었다. “핸드폰을 봤는데, 네 친구 사진이 회사 단체 채팅방에 올라왔더라. 사회적으로 완전히 매장당한 거지.” 여진수의 말에 권소혜는 더욱 차갑게 대답했다. “내 핸드폰을 봤어? 사생활 침해가 뭔지 설명해 줘야겠어?” 여진수는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실수라고 해두지. 핸드폰이 똑같아서 헷갈린 거야. 비밀번호도 없고, 휴대폰 케이스도 없으니까.” 권소혜는 화를 참는 듯한 표정이었다. 여진수는 더 이상 그녀를 자극하지 않고 자신의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갈게, 여보.” 권소혜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무실로 찾아오지 마.” 여진수는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그 미소에는 더 이상 웃음이 없었다. 그는 장난스럽게 권소혜에게 대답했다. “그건 안 돼. 우리는 지금 부부니까. 네가 이틀 동안 집에 안 들어오니 내가 보고 싶어서 사무실로 찾아올 수밖에 없었어. 오늘 밤엔 꼭 집에 와. 그렇지 않으면 내일 또 올 거야.” 권소혜는 그날 여진수가 그 어린 셀럽과 함께 있는 것을 본 이후로 호텔에서 지냈다. 여진수는 권소혜의 나이를 내세워 그녀를 자주 놀렸다. “너는 나이가 많아서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나는 이 나이에 피가 끓어서 이런 일이 필요해. 하지만 당신도 가끔 필요하지 않아?” 권소혜는 그의 농담에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말했다. “혼전 재산 계약서를 작성 중이야. 자세한 내용은 네 변호사에게 보낼게. 간단히 말해서, 한쪽이 바람을 피우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