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5장 그 정도로 나쁜 놈이 아니길

한 시간 뒤 회의가 끝나자 한수호가 사무실로 돌아왔다. 비서 조인영이 맨 처음으로 들어와 일정을 보고했다. “대표님, 백인하 씨 아버님이 수술 들어가셨는데 아직 안 끝났습니다. 문제 있으면 수시로 저에게 연락한다고 했습니다.” 한수호가 미간을 찌푸리더니 생뚱맞은 대답을 했다. “이서아한테 무슨 일이 생겼는지 한번 알아봐.” 조인영이 흠칫했지만 이내 대답했다. “네. 알겠습니다.” 이서아는 경찰서에서 나와 곧장 봉천진으로 향했다. 사고가 난 그날, 이서아의 큰 형부는 진영자가 쇼크받아 병세가 악화할까 봐 일말의 주저도 없이 바로 진영자를 다른 데로 모셔갔다. 이서아가 집에 들어서자 큰언니가 달려오면서 급히 물었다. “서아야, 아빠 어떻게 되셨어?” “구류 당했어.” 큰언니가 의자에 풀썩 주저앉으면서 말했다. “그럼... 감옥 가는 거야?” 이서아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상황이 안 좋아.” 큰언니가 입술을 깨물더니 자기 무릎을 치면서 자책했다. “다 내 탓이야. 아빠가 쉽게 흥분하는 사람인 줄 알면서 내가 잘 지키지 못했어.” “언니 원망하는 사람 없어. 자책하지 마. 변호사 선임하면 대책이 생길 거야.” 이서아가 컵에 물을 따라 한 모금 마시더니 물었다. “엄마는?” 큰언니가 거실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엄청나게 조급해하셨는데 다행히 발작하지 않았어. 방에 누워계셔.” 이서아가 방으로 들어가 엄마를 살펴보았다. 진영자는 이서아를 보더니 희망을 본 것처럼 눈을 반짝이면서 몸을 일으켰다. “서아야, 네 아빠...” 이서아는 진영자를 부축하여 자리에 도로 눕히면서 말했다. “아빠 걱정하지 마요. 제가 처리할게요. 절 믿어요.” 진영자가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내가 너더러 돌아오지 말라고 집에 연락하지 말라고 했잖아. 집구석에 시끄러운 일이 너무 많아서 항상 너만 괴롭히고 너만 힘들게 하잖아.” “가족끼리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해결책이 있을 거예요.” 이서아가 잠깐 멈추더니 조용히 말했다. “해결이 정 안 되면 죗값 치러야죠. 감옥 갔다 와도 우리는 가족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