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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장 임신

이서아가 예의를 차리며 물었다. “어머님, 혼자 오셨어요?” 김은실이 반가운 듯 이서아의 손을 잡고 그녀를 자세히 바라보며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서아야, 또 한 달이나 밥 먹으러 안 왔더구나. 그새 또 여윈 것 같아.” 이서아가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일이 좀 바빠서요.” 김은실이 걱정스럽게 말했다. “에구. 하긴 왔다고 해도 제대로 대접도 못 해 줬을 거다.” “무슨 일 있었어요?” “수호 아빠 때문이지.” 김은실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부자가 백인하라는 비서 때문에 관계가 엉망이 되었어. 수호도 한동안 집에 안 오고 연락도 안 받아.” 한수호는 반 년 넘게 집에 들어가지 않은 적이 있었지만 연락을 받지 않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부자 사이가 얼마나 틀어졌는지 잘 보아낼 수 있었다. 이서아는 김은실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부자 사이가 나빠진 이유 중 하나는 김은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서아가 보기에 김은실은 계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김은실은 한수호의 아버지와 결혼을 한 뒤 스스로 피임 루프를 하여 애를 낳아 한수호와 경쟁하게 할 일은 없다는 태도를 명확하게 밝혔다. “정말 알 수가 없다니까. 수호 걔는 비서가 뭐가 좋다고 저러지? 서아 네가 걔보다 훨씬 좋은데.” 김은실이 투덜거렸다. 이서아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었기 때문에 잠자코 듣고 있기만 했다. 김은실이 한숨을 내쉬며 말을 이었다. “부자 사이가 이렇게 엉망이 되었으니 이제 어떡하면 좋을까. 그 비서가 가문이 좋거나 능력이라도 있었으면 수호 아빠가 이렇게까지 반대하지는 않을 텐데... 하지만 수호가 그렇게 좋다고 하니 우리도 뭐 별 수가 있나...” 엄격한 아버지와 다정한 어머니. 김은실이 먼저 아들이 편을 들었다. 하지만 그러고 보니 가문의 외동아들인 한수호가 조금만 더 고집을 피우면 한수호의 아버지는 가업을 위해 백인하를 허락할 것이다. 백인하가 한씨 가문에 발을 들이는 것이 불가능한 사실은 아니었다. 김은실은 한수호와 다른 여자의 일을 이서아에게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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