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6장
난 옆에서 덤덤하게 웃으며 양성준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의 안색이 더욱 안 좋아졌다.
내가 자신을 도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난 전혀 그런 생각이 없었다. 난 그저 우습게 느껴질 뿐이었다. 마치 놀림거리를 보는 것처럼 설치다가 결국 제 도끼에 발등을 찍힌 양성준이 너무 가소로웠다.
임세린이 입을 연 후, 난 더 이상 양성준한테 대꾸하지 않았다.
난 여기 있는 모든 사람과 친분이 없어서, 내가 입을 열지 않으면 나랑 얘기하는 사람도 없었다.
난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다. 그저 자리에 앉은 채, 핸드폰을 놀았다.
그렇다고 게임을 노는 건 아니었다.
내 성격 때문이 아니라, 내가 게임에 푹 빠져있을 때, 그와 부합되는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수록 게임을 놀고 싶은 생각도 점점 사라졌다. 지금 내가 노는 게임이라곤 퍼즐게임뿐이었다.
난 혼자서 핸드폰을 누르며 퍼즐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위의 사람들이 일어나는 게 느껴졌다. 의아한 마음에 고개를 돌리자, 육세훈이 눈에 들어왔다.
역시 왔네. 그것도 아주 거창하게.
모든 사람 중, 나와 임세린만 일어서지 않았다.
임세린은 원래 신분이 있는 사람이기에 육세훈에게 인사할 필요 없었다. 난 더더욱 그랬다. 다들 알다시피, 난 육세훈과 몸싸움을 했던 사람이다.
그러니까 굳이 자신을 난감하게 할 필요 없었다.
“왜 다들 서 있어? 오는 길에 차가 막혀서 좀 늦었다. 아직 시작 안 했지?
육세훈은 시가를 입에 물고 아주 여유롭게 말했다.
그리고 시선을 나에게 돌렸다.
“강주훈도 왔네! 네가 내 뺨 때린 거 아직도 기억하는데. 참 아프더라. 하하하! 하지만 오늘은 좋은 날이니까, 이 얘기는 하지 말자고. 이따가 우리 둘 한잔하자. 안 그럼 날 무시하는 거야!”
“세훈 씨의 단점이 참 눈에 튀는 거 같아. 바로 너무 너그러운 거.”
박설아는 입을 가리며 웃었다.
다른 사람들은 놀라운 눈빛으로 날 쳐다보았다.
다들 내가 임세린의 남편이란 걸 알고 있지만, 아마 날 안 중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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