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장
이 사람 머리에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니야? 내 이름을 아는데, 내가 결혼한 줄 모른다고?
그럴 리가 없어.
아무리 나랑 임세린의 사이가 안 좋다고 해도, 어쩌면 정말 큰일 날 이런 짓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다.
거짓말 하나 때문에, 더 많은 거짓말로 메워야 하니까. 그러다가 언젠간 들통날 것이다.
그리고 난 아직 상대방이 누군지도 모른다. 만약 박설아 그 멍청이라면 어떻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한마디 하고 싶었다.
난 그 문자에게 답장을 보냈다.
“미안한데, 나 이미 결혼했어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자기만의 사랑을 찾았으면 좋겠네요. 거짓말은 언제가 들통날 테니까요.”
내 문자가 보내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이 답장했다.
“나 추재은이야. 싫다면 됐어.”
이 문자를 본 순간 난 침묵하고 말았다.
추재은이 나한테 남친인 척해달라고 한 거야?
지난번에 확실하게 말했을 텐데.
그리고 왠지 추재은이 생각해 낸 방법이 아닌 것 같았다.
더구나 귀국하신 선생님이 학생 남친을 한번 만나겠다고?
난 콧방귀를 뀌었다. 추재은은 좋은 여자다. 나에게도 충분히 일편단심이고.
하지만 사람이라면 원칙이 있어야 한다. 되는 일은 도와주고 안 되는 건 거절해야 하는 법이다.
아무리 나한테 들러붙고, 나한테 잘해 주고, 임세린보다 천배, 만 배 좋다고 해도, 그녀는 임세린이 아니었다.
고민 끝에 그녀에게 또 문자를 보냈다.
“꼭 한 사람만 쳐다보면서 살아야 하는 건 아니에요. 그 사람이 없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을 겁니다.”
이 말이 약간 나르시시즘으로 들리는 거 안다.
심지어 내가 보기엔, 추재은은 내 주의를 끌려고 일부러 이런 문자를 보냈을 것이다. 아마 누군가가 이런 멍청한 방법을 그녀에게 알려줬겠지.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게 바로 이거였다. 난 추재은이 자기의 집착을 내려놓고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으면 좋겠다. 나 같은 오래 살지 못하는 놈한테 계속 시간 낭비하지 말고.
게다가 추재은은 벌써 서른인 미혼 처녀였다. 정말 생각만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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