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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장

하지만 난 그럴 순 없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충분히 좋으니까. 그래서 그녀를 망치고 싶지 않았다. 난 기껏해야 1년 더 살 것이다. 어쩌면 1년도 못 살 수 있다. 암이란 건 정말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난 강제적으로 내 머리를 비웠다. 하지만 뭔가 자꾸 찝찝했다. 그래서 난 3미터 되는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날 그 안에 던졌다. 숨을 죽인 후, 날 물 아래로 가라앉고 다시 올라오고, 이렇게 반복했다. 내 정서가 약간 저조해지기 시작하는 거 같았다. 그래서 약간 무서웠다. 이건 내가 원하는 게 아니니까. 내가 원하는 건 진정해지는 거지, 정서를 저조하게 하는 건 아니다. 난 심각한 우울증이 있었다. 기분이 너무 안 좋으면 내 우울증이 바로 발작할 것이다. 뒤늦게 정신 차린 나는 욕조에서 기어 나와, 옷이 놓여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거긴 항우울제가 들어가 있었다. 발병한 다음에 먹으면 늦을까 봐, 걱정이었다. 왜냐하면 그땐 내 자신을 통제할 수 없을 테니까. 하지만 몇 걸음도 떼지 않았는데, 눈물이 내 의지와 다르게 계속 흘러나왔다. 그런데 난 지금 소리 내어 웃고 있었다. 몸이 발작을 일으키더니, 약간 무기력해졌다. 난 바닥에 누워서 울다가, 웃다가, 반복했다. 내 자신을 통제하며 옷이 놓인 곳으로 기어가고 싶었지만, 소용없는 몸부림이었다. 어쩌면 내가 낸 소리가 너무 무서웠는지, 도우미까지 놀라게 했다. 그녀는 긴장하면서 욕실의 잠겨진 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다급한 목소리가 전해져 왔다. “괜찮으세요?” 난 대답하고 싶었지만, 아무런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난 연신 웃고 울고 했다. 너무 놀란 도우미가 문을 힘껏 열었다. 하지만 여자의 힘으로 문을 열고 들어오는 건 무리였다. 한참 실랑이를 한 끝에 도우미는 힘이 다 빠졌는지, 동작을 멈추었다. 그리고 전화를 걸기 시작했다. 누구한테 건 전화인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은 한참이나 받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번호를 바꾼 것 같았다. 이번엔 바로 통했다. “여보세요?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안녕하세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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