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장
최준태는 여전히 고아라의 곁에서 손자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으며 투덜거렸고 참다못한 고아라가 한소리했다.
“할아버지, 저한테 얘기한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잖아요. 정말 화가 나시는 거면 차라리 현우 씨 꿈속으로 들어가서 혼내거나 때리는 게 훨씬 낫지 않아요?”
최준태는 말문이 막혔다.
“이제 따라오지 마시고 얼른 돌아가세요. 발이라도 사라지면 또 큰일이잖아요.”
최준태는 재빨리 고개를 숙여 자신의 다리를 바라봤고 다행히 아직은 투명해지지 않았다.
그는 걸음을 옮기다가 멈칫하더니 고아라를 바라보며 허탈하게 말했다.
“어쩐지 저 자식이랑 혼인신고를 하더라니, 두 사람 아주 쿵짝이 잘 맞네.”
고아라는 웃으며 작별 인사를 하고는 성큼성큼 걸어가 최준태와의 거리를 벌렸다.
어느새 그녀는 엘리베이터 입구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다.
최준태는 뒤돌아 로얄 스위트룸으로 향했고 소파에 앉아 테이블 위에 놓인 계약서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 최현우를 보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었지만 화가 나는 감정은 여전했다.
“빌어먹을 자식.”
최준태는 욕설을 퍼부었다.
“너 같은 성격을 가진 인간이랑 결혼한 여자가 있다는 건 조상의 축복이야. 알아? 소중히 여길 줄 모르면 언젠가는 후회하게 될 거라고. 내 예상으로는 네가 먼저 아라를 사랑하게 될 거야. 당연히 아라는 너한테 마음이 전혀 없겠지. 그때가 되면 볼거리가 쏠쏠하겠네.”
“난 이만 자러 가야겠다. 더 이상 너랑 말 섞고 싶지 않으니까 괜한 일로 불러내지 마.”
말을 마친 최준태는 순식간에 최현우가 차고 있는 시계 속으로 사라졌다.
그 시각 방으로 돌아온 고아라는 30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고정태가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쯤 그의 방문을 두드렸다.
두 사람은 같은 층에 있었지만 묵고 있는 방은 꽤 많이 떨어져 있었다.
고정태는 아직 그녀가 최현우를 따로 만났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정태가 문을 열었고 모습을 보아하니 이미 쇼핑나갈 준비를 마친 것 같았다.
“갈까요?”
고정태는 방 카드를 챙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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