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9화
조진성은 자신이 한발 늦었다는 사실에 아직까지도 분통해 하고 있었다.
한편 그의 말을 들은 설인아는 무의식적으로 입술을 말아 물며 하시훈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멜로라고는 전혀 모른다라, 사실 하시훈이 설인아에게 하는 행동들을 보면 그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한 번만 더 소리 지르며 던져 버린다.”
하시훈이 눈을 번뜩이며 으름장을 놓자 조진성은 그제야 댓 발 나온 입을 다물었다.
말괄량이 같은 그의 모습에 친구들은 하나같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렇게 물러난다고? 한번 붙기는 해야지.”
“그러니까, 내가 응원해줄게.”
재밌는 구경거리라면 그게 뭐든지 부추기고 보는 친구들을 향해 조진성은 눈을 흘겼다.
똑똑--
그때 노크 소리가 들리더니 가녀린 여자 하나가 룸 문을 열고 들어섰다.
외모가 출중한 남자들 틈에 섞여 있는 설인아를 보던 여자는 순식간에 질투심이 차올랐다.
돈뿐만 아니라 권력도 있어야 드나들 수 있는 이곳에서 대체 무슨 복을 타고난 건지 남자들과 잘도 어울리는 설인아가 못내 부러웠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느낀 설연우는 애써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인아 언니 동생인데 언니 찾으러 왔어요.”
“동생이요?”
자매 사이인데도 전혀 차원이 다른 분위기라서 조진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설연우에게서 나는 여우 냄새가 역겨워서 물은 건데 설연우는 그가 자신에게 호감이 있는 줄 알고 일부러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설인아를 향해 말했다.
“언니, 다들 언니 기다리고 있어.”
몸을 옆으로 돌린 채 잔머리를 쓸어넘기는 걸로 남자들을 꼬시려 한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자신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조진성에 설연우의 표정은 바로 어두워졌다.
한편 잠시 고민하던 설인아는 자신을 위해 자리까지 만든 남하연이 혼자 그곳에 있는 게 신경 쓰여 하시훈을 보며 말했다.
“나랑 가장 친한 친구가 그쪽에 있어서 아무래도 한번 다녀와야 할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이는 하시훈에 설인아가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 하는데 하시훈이 그런 그녀를 다시 잡으며 나지막하게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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