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화
육진수의 얼굴이 굳어졌다.
“설인아, 너!”
설인아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 실망이 가득했다. 그녀가 그래도 조금이라도 변할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설인아가 청난의 신분을 사칭했다는 말을 설연우에게서 들었을 때 육진수는 처음에 믿지 않았다.
하지만 몰래 알아보니 지씨 가문 도련님이 그날 밤 실제로 병이 발작했고 피를 마시고 싶어 하는 상태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씨 가문은 지금도 의사를 찾아다니고 있었다.
설인아가 이토록 비열한 짓을 하다니!
하지만 사실은 지씨 가문이 그들의 원수들에게 아들의 상태를 들키고 싶지 않아 했고 설인아 또한 그와의 관계를 끊기 위해 이런 정보가 외부에 퍼뜨려진 것이었다.
마음을 가다듬은 육진수는 차가운 눈빛으로 설인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마.”
설인아가 냉소를 지으며 자리를 뜨자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육진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설인아가 그의 말에 겁먹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육진수는 주먹을 꽉 쥐었지만 이내 다시 힘을 빼면서 코웃음을 쳤다. 그녀의 행동은 그저 그를 유혹하는 전략일 뿐 며칠 후면 또다시 찾아올 것이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
설인아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을 때 성주원은 양지석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마도 금액에 대해 이미 얘기를 마친 모양이었다.
설인아가 천천히 걸어와 원래 자리에 앉자 양지석이 즉시 일어나 그녀에게 다가와 얼굴에 미소를 띠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신의님, 언제쯤 출발할까요?”
배꼽에 손을 얹은 양지석은 긴장하면서도 초조해 보였다. 설인아가 지금 당장 그를 따라가기를 바랐다.
설인아는 테이블 위의 차를 한 모금 마신 뒤 찻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말했다.
“뭐가 그렇게 급해요.”
양지석의 마음은 더욱 초조해졌다. 아들의 병이 그들 가족을 너무 오랫동안 괴롭혔고 아들과 며느리의 결혼 생활에도 큰 문제가 생겼는데 어찌 초조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설인아는 양지석을 바라보더니 부드러운 어조로 한마디 위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