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0장
콩이의 '아빠' 소리에 강서현의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왔다. 그래서 서둘러 콩이에게 다가가 품에 끌어안았다.
“이 사람은 아저씨야. 아빠가 아니야. 네 아빠는 증조할아버지 댁에 가서 아직 돌아오지 않았어.”
그녀가 잔뜩 긴장하는 것을 보고 차재욱은 힘없이 눈꺼풀을 드리웠다.
“콩이가 정말 내 딸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배어있었다.
“비서에게 전화해서 데리러 오라고 해.”
“강서현.”
차재욱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의 눈빛은 어딘가 처절해보였다.
“피를 너무 많이 뽑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아직도 저녁을 못 먹어서 그래.”
강서현은 담담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럼 어서 돌아가서 쉬도록 해. 나도 아이들을 이만 재워야 해.”
그녀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휴대폰을 꺼내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런 그녀의 단호한 모습에 차재욱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이렇게 비참해졌는데, 밥 한 끼 정도는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잠시 후, 그는 배를 움켜쥐고 괴로운 시늉을 하더니 천천히 땅바닥에 주저앉았다.
“강서현. 내가 네 집에서 죽는 것이 두렵지 않다면, 나를 쫓아내도 좋아.”
“뭘 어떻게 할 생각이야?”
강서현은 그를 빤히 바라보았다.
“좀 쉬었다 갈거야. 먹을 것 좀 만들어줘.”
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강서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꿈 깨.”
이어 어딘가에 전화를 걸었다.
“김 비서님. 댁 대표님 좀 모셔가세요. 그렇지 않으면 주거 침입죄로 고소하겠습니다.”
그녀의 몰인정함에 차재욱은 두 아이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도움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차현승은 동정은커녕 혹시나 자신까지 연루될까 봐 잠옷 바람으로 욕실로 뛰어들어갔다.
콩이는 그보다 조금 나은 것 같지만 강서현이 화낼까 봐 감히 나서서 도와주지 못했다.
그저 안쓰러운 차재욱을 바라보며 초콜릿 한 조각을 손에 쥐어주었다.
“가요.”
아이들에게 연이어 거절을 당하자, 그는 문득 자신과 이혼할 때의 강서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이런 생각에 그는 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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