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그는 그렇게 귀여운 딸에게 이런 걸 감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재욱이 집에 돌아왔을 때, 강서현과 콩이는 이미 떠난 후였다. 차현승은 혼자 책상에 앉아 올림피아드 문제를 풀고 있었다. 건강을 회복하자마자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걸 보고 차재욱은 아주 흐뭇했다. 그는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엄마가 숙제 내줬어?” 차현승은 이제 강서현을 엄마로 인정했었다. 그는 그저 담담하게 대답하고는 문제 풀이에 열중했다. 이 모습에 차재욱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올 시즌에 우승하면 엄마도 기뻐하실 것 같아.” 그 말에 차현승은 순간적으로 강서현과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우승을 차지하면 그녀는 그에게 밥을 대접하기로 했었다. 이런 생각에 차현승은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치켜올리며 붓을 들고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집사가 안으로 들어오며 말했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떠나실 때 전화를 받으시는 걸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무슨 헌혈을 하러 가신대요.” “언제적 일이야?” 차재욱은 잠시 당황했다. “사모님께서는 30분 전에 떠났습니다. 누군가가 인터넷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어떤 여자가 아이를 낳고 출혈이 심해서 혈액은행에 있는 rh 혈액형의 피가 전부 소진돼 사회에 긴급히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사모님께서는 이 소식을 듣고 콩이를 데리고 떠났습니다.” 그 말에 차재욱은 곧장 집에서 뛰쳐나와 차를 몰고 떠났다. 강서현은 혈소판 수치가 낮아서 헌혈을 할 수 없었다. 차는 쏜살같이 거리를 달렸다. 그는 차를 운전하면서 강서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의 전화는 꺼져있었다. 순간, 그는 핸들을 세게 내리쳤다. 그러더니 어금니를 깨물며 버럭 화를 냈다. “강서현, 너 정말 죽고 싶어?” 한편, 강서현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산모는 위급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모두 다급해 이마에 땀을 흘리고 있었다. 제때에 수혈을 하지 않으면 수술대에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바로 그때, 강서현이 나서서 한마디 했다. “저도 rh 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