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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장

지하실에는 차현승이 어렸을 가지고 놀았던 장난감과 각종 유모차들로 가득했다. 차재욱은 잠시 안에서 뒤적거리다가 마침내 집사가 말한 그 상자를 발견하게 되었다. 조심스럽게 열자 강서현의 스케치북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스케치북에는 아이와 어른의 정장 한 벌이 그려져있었는데, 정장의 소매 끝에는 하늘색의 다이아몬드 커프스 두 개가 박혀있었다. 커프스에는 'K&C’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다. 이 이니셜을 발견하자, 차재욱은 순간 강서현이 전에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회사가 안정되면 그녀는 다시 디자인계로 돌아가 둘만의 브랜드를 런칭하겠다고 했었다. 브랜드 이름은 'K&C’, 강서현과 차재욱의 약자였다. 그리고 아마 그 커플 정장은 강서현과 차재욱이 결혼식을 올릴 때를 대비해, 그녀가 차재욱과 차현승을 위해 디자인한 정장일 것이다. 강서현은 한번도 차재욱에게 결혼식을 올리자고 말했던 적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그날이 오기만을 간절히 소망했을 것이다. 어쩌면 차재욱이 그녀에게 웨딩드레스를 디자인해 달라고 했을 때부터 그날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차재욱과 차현승의 정장까지 디자인한 것일지도. 이런 생각에 차재욱이 가슴이 찢어질 것처럼 아파왔다. 그는 덜덜 떨려오는 손으로 그 디자인 원고를 꺼냈다. 그러자 다음 페이지의 참혹한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심플하기 짝이 없는 셔츠는 마치 유치원 아이가 그렸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수준이 아주 엉망이었다. ‘X’자 표시가 그림을 뒤덮고 있었고, 아래쪽에는 삐뚤삐뚤한 작은 글씨가 쓰여져있었다. [내 손으로는 이제 간단한 문양도 그릴 수 없어. 나 이제 어떡해… 난 아직 내 꿈도 이루지 못했는데…] 이러한 글과 위에 적힌 ‘X’자만 보더라도 당시 강서현이 얼만큼 절망에 빠져있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렇게 큰 절망에 빠져있었음에도 그동안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은 거야?’ 차재욱의 눈가는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다음 그림을 살펴보았다. 스케치북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가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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