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9장
커다란 문구에 강서현은 그대로 얼어붙었다.
키보드 위에 올려진 손가락이 저도 모르게 파르르 떨려왔다.
심장 역시 무언가에 치인 듯 요란하게 뛰기 시작했다.
어플 개발은 차재욱의 강점이다.
요즘 들어 그는 자꾸만 서현에게 사소한 문제들에게 묻고 또 물었다.
뭘 그리도 열심히 하는지 매일 밤을 새는 게 일쑤였다.
그저 연말이 다가와 할 일이 많은 거라 여겼더니 오로지 절 위한 어플을 개발하고 있었구나.
어쩐지 그는 오늘 외출 전, 혹여 이벤트를 받게 돼도 감격에 대성통곡은 하지 말라며 당부했었다.
그게 이걸 말하는 거였다니.
그걸 알아본 허성빈도 웃음을 흘렸다.
“감동 받았어요.”
“그게 아니라 생각지 못한 거라서요.”
“지금 서현 씨한테 잘해주는 것도 맞죠. 근데 그건 다 차재욱이 빚진 거예요, 그 남자만 아니었으면 자랑으로 여겨지던 날개가 하루 아침에 꺾였을 리도 없었을 거고 그런 고생도 할 필요 없었을 거예요.
바깥 사람인 내가 왈가왈부할 건 못되지만 난 더는 서현 씨가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 살아가길 원치 않아요. 난 서현 씨의 재능이 전세계 퍼져서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거든요.”
의미심장한 허성빈의 말 속에서도 강서현은 그의 진심을 보아낼 수 있었다.
동시에 이상하리만치 따뜻하기도 했다.
이런 말은 부모님이 떠난 뒤로 거의 처음 듣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말로 형용하기 힘든 친근함이 되처 서현의 마음을 휘젓는 순간이다.
“걱정 마세요, 이번엔 절대 안 그래요.”
허성빈이 싱긋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다독였다.
“그럼 잘 됐다, 시작할까요 이젠.”
한편, 차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차재욱은 당장이라도 쳐들어가 허성빈을 쥐어팰 기세다.
강서현 저 바보는 제가 만든 어플을 봤으면 감격에 눈물 콧물 다 쥐어짜야 되는 게 아닌가? 그러면서 사랑한다고 연락까지 해줬어야지.
현실은 문자 한 통 보내주질 않는다.
다만 행패 부리지 말라는 강서현의 경고에 끝내 차재욱은 질투심을 가까스로 억눌렀다.
차에 기대 담배를 벌써 몇 대나 피웠는지 모른다.
애석하게도 니코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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