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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0장

혀끝으로 잇새를 파고들며 욕심스레 숨결을 빨아들였다. 차재욱은 아예 숨 쉴 틈조차 주지 않았다, 이대로 끝냈다간 영영 못 볼 사람처럼 말이다. 밀어내려 해도 휘몰아치는 행동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결국 빠져들고 만 강서현은, 차재욱의 품에 안겨 자그마치 10분을 당해야만 했다. 어르스름한 노을빛이 잔디밭에 두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수놓았다. 초겨울의 쌀쌀함은 한기를 안겨주긴 커녕, 두 사람 사이에 맞붙은 불꽃에 의해 사라질 지경이다. 결국 참다 못한 강서현이 가쁜 숨을 내뱉었다. “차재욱, 언제까지 이럴래.” 그제야 서현을 놔준 재욱은, 빨갛게 부은 여자의 입술을 매만지며 낮게 깔린 소리로 말했다. “서현아, 내 옆에서 떠난다 해도 필요하면 언제든 달려갈게. 아니다 싶으면 나한테 돈 줘도 돼, 난 뭐든 괜찮아.” 기가 막혀 웃음이 나오는 강서현이다. 서현이 촉촉한 눈을 하고 또 사람을 홀렸다. “차재욱, 네가 뭐 호스트야?” 차재욱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만의 호스트가 되고 싶은데 그래도 될까?” “됐어, 너무 늙어서 싫어.” 남자가 차량으로 가려는 서현을 덥석 잡았다. “말은 똑바로 해야지. 하룻밤에 네 번을 했어, 그것도 매번 30분을 넘게. 그런데도 늙었다고?” “적당히 해, 우리 이젠 아무 사이 아니야. 말 조심하라고.” “그래, 대신 내가 데려다줄게.” 강서현을 앞서 지내던 오피스텔에 데려다준 차재욱은 올라가는 그녀를 배웅한 뒤로, 홀로 앉아 담배에 불을 지폈다. 콩이가 연락을 한 뒤에야 집으로 돌아간 차재욱이다. 서현은 씻고 나와 침대에 누웠다. 편하기만 할 줄 알았더니 전례 없는 공허함이 몰려왔다. 자꾸만 엄마를 부르는 콩이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고 차재욱이 머지 않은 곳에서 지켜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분에 겨워 제 머리를 내리쳤다. “강서현, 정신 좀 차리자?” 바로 이때, 서현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낯선 번호에 한참이 지나서야 통화 버튼을 누르니 중저음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안녕하세요, 강서현 씨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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