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장
진이나의 손에는 흰색 거즈가 감겨져 있었다. 거즈 사이로 붉은 핏자국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왔다. 강서현은 진이나가 팔목을 그어 자살 소동을 일으키며 매번 차재욱을 그녀의 옆에 묶어두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차재욱은 진이나가 다시는 자살 소동을 벌이지 않게 만들기 위해 강서현에게 과감하게 이혼하자고 한 것이었다.
강서현은 차재욱이 4년이 지나도록 진이나의 이런 어설픈 연기에 속아넘어갈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
‘역시 진정한 사랑이어야만 가능한 것일까?’
강서현은 득의양양해하는 진이나를 힐끗 흘겨보더니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잡고 힘을 꽉 주었다.
손목의 상처에서 따끔따끔한 통증이 전해 왔다. 그러자 하얀 거즈의 핏자국은 눈에 보이는 속도로 점점 번져갔다.
순간, 진이나는 고통에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강서현. 감히 날 다치게 해? 차재욱이 널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 말에 강서현은 음산한 미소를 지었다.
“네가 나를 해쳤다는 걸 인정했으니 반격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다면 기꺼이 사실대로 알려준 너한테 미안할 것 같아서 말이야.”
그녀는 다시 손에 힘을 주었다.
진이나는 응석받이로 자란 아가씨였다. 때문에 이런 학대를 받아본 적이 한번도 없어 고통에 눈물까지 찔끔 흘러나왔다.
진이나는 선혈이 거즈를 타고 흘러내리기 시작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녀는 줄곧 온화하고 바보같았던 강서현이 말주변이 좋아졌을 뿐만 아니라 이렇게 무모하게 변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진이나는 고통에 버럭 비명을 질렀다.
“강서현. 빨리 그 손 놓지 못해? 내가 죽으면 네가 그 죄를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말에 강서현은 피식 코웃음을 쳤다.
“그래? 그럼 어디 한번 내기해볼래? 내가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없는지 말이야.”
“악. 강서현. 아파. 빨리 그 손 놓지 못해?”
하지만 그녀의 비명에도 강서현은 손을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더 힘을 꽉 주고 차가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넌 나를 해치려고 했을 뿐만 아니라 내 딸에게까지 상처를 입혔어. 뭐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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