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9장
“여사님.”
서현이 나직히 최금희를 불렀다.
“그해 여사님이 도와주지 않으셨으면 제가 어떻게 그런 명문대에 입학했겠어요.
그 정도면 제게 주신 상처는 없어질 테니까 너무 자책하실 필요 없어요.”
눈시울이 뜨거워진 최금희가 강서현의 손을 살포시 잡았다.
“서현아, 난 그냥 너한테 안긴 상처를 메워주려는 거 뿐이야.”
최금희에게 전혀 무감한 건 아니다.
4년을 고부 관계로 지낸 그들은 줄곧 화목하고 조화로웠다.
최금희 역시 시어머니로서의 본분을 다했지만, 그녀가 차현승을 속여 일부러 절 미워하게 만든 것만큼은 평생 잊지 못한다.
그건 삶의 마지막 동아줄을 끊어낸 거나 마찬가지다.
또한 그거야말로 강서현의 우울증이 심해지며 몇 번이고 자살 시도를 한 이유다.
강서현은 최금희와 주방에서 요리를 하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다.
갓 만든 요리를 막 주방에서 가지고 나올 때, 마침 욕실에서 걸어 나오는 남자가 보였다.
축축한 머리칼을 찰랑일 때마다 물기가 그의 날렵한 턱선을 타고 흘러내렸다.
건실한 가슴팍에 물기가 맺히며 가뜩이나 매혹적이던 몸매를 더 돋보이게 만든다.
허리춤엔 강서현의 타올만 걸치고 있었다.
핑크색의 짧고 작은 수건은 그의 둔부를 겨우겨우 감싼 상태였다.
기다랗게 뻗은 튼실한 두 다리는 적나라하게 바깥에 드러나있었다.
서현은 하마터면 그에게 음식이 든 그릇을 내던질 뻔한다.
멀뚱멀뚱 서있던 그녀가 씩씩대며 쏘아붙였다.
“누가 내 집에서 씻으래?”
느긋하게 걸어온 차재욱이 수건을 목에 두른 채 천천히 허리를 숙였다.
수증기를 머금은 듯 축축한 음성이 들려왔다.
“네가 그랬잖아, 샴푸 마음껏 쓰라며. 그래서 써본 건데?”
훅 가까워진 거리에 놀라 뒷걸음질 친 서현이 재욱의 가슴팍을 밀어냈다.
“선 넘지 말랬지. 가져가서 쓰라는 말이었는데 내 집에서 샤워를 해?
나 지금 이준 씨 약혼자인 거 잊지 마, 이준 씨가 보면 어떻게 생각하겠어.”
차재욱이 입매를 비틀었다.
“가짜 약혼자인 거 다 들켰는데 아직도 연기할 필요가 있나?”
“나랑 이준 씨 일이야, 넌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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