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4장
다들 일제히 입구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거기엔 올블랙 슈트 차림의 차재욱이 떡하니 서있었다.
깎아지른 듯 선명한 얼굴에서 내비치는 서늘한 분위기와 새까만 눈동자는 흘겨보기만 해도 둘을 설설 기게 만들 정도였다.
두 교사가 곧바로 고개를 푹 떨궜다.
“차 대표님, 강 선생님한테 농담한 겁니다. 다음엔 절대 안 그러겠습니다.”
차재욱의 잔뜩 구긴 미간은 강서현 곁으로 가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활짝 펴졌다.
“이젠 내가 있으니까 아무도 너 못 괴롭혀.”
서현의 어깨를 감싼 재욱이 사람들을 향해 다시금 선득한 어조로 말했다.
“강서현 씨는 두 아이들의 엄마이자 제가 제일 사랑하는 여잡니다. 그땐 제가 큰 실수를 한 거예요, 지금은 용서 받으려고 애쓰는 중인데 감히 끼어들어서 방해라도 했다간 나도 어떻게 나올지 모릅니다.”
한껏 언성을 높이던 두 사람이 연거푸 머리를 조아렸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다신 그런 일 없을 겁니다. 부디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차재욱의 싸늘한 시선이 그들을 응시했다.
“사과할 상대를 잘못 고른 것 같은데.”
“강 선생님, 미안해요. 동료인 거 봐서 우리 한 번만 봐줘요.”
곧 수업 시간이라 일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던 서현이 둘을 향해 손을 휘이휘이 저었다.
“가보세요, 문제 삼고 싶지 않네요. 다음부턴 조심하세요.”
혼이 쏙 빠진 두 사람이 도망치듯 교무실을 빠져나갔다.
차재욱 말 한마디면 오늘 당장 직장을 잃게 될 거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아서다.
그저 기자들 앞에서 보여주기 식으로 했던 말인가 했더니 거기에 한술 더 뜰 줄이야.
그가 사랑하는 건 진짜 강서현이었다.
두 사람이 자리를 뜨자마자 차재욱의 미간엔 짙은 주름이 잡힌다.
“네 험담이나 하는 것들은 당장 잘라야 돼. 그래야 겁 먹어서라도 다신 너 못 괴롭히지.”
강서현의 눈길은 시리도록 차갑다.
“맞는 말 아니야? 애들 때문에 같이 지낸 거잖아. 진이나 때문에 가차없이 나 차버린 거잖아. 반박할 여지도 없는 현실이고 평생 못 씻어낼 꼬리표야, 내 말이 틀렸어?”
집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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