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6장
차재욱이 허리를 숙여 콩이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안 아파, 우리 공주님이 걱정해 줘서.”
그제야 안심한 콩이가 그의 손을 끌어 방으로 들어갔다.
동화책을 읽고 있던 차현승은 차재욱을 보더니 시선을 곧추 그의 상처 부위에 고정했다.
“금방 퇴원했으면 집에 있지, 이 시간에 여긴 왜 왔어요? 나랑 동생 쉬는데 방해 되는 거 몰라요?”
차재욱이 아이의 머리를 콩 두드렸다.
“너희들이 아빠 걱정 때문에 잠도 못 잘까 봐 그러지, 퇴원했다고 말해주러 온 거 아니야.”
“걱정은 무슨, 아무튼 난 그럴 일 없어요.”
“그러면서 상처는 왜 그렇게 뚫어지게 봐? 속은 여리면서 말만 모질게 하는 그 버릇은 대체 누구한테 배운 건데?”
차현승이 눈꺼풀을 들어 올려 그의 눈을 주시했다.
“그걸 몰라서 물어요?”
약간은 뒤틀렸지만 그래도 걱정은 해주는 아들의 모습에 차재욱이 흐뭇하게 웃어 보인다.
그가 차현승의 손에 들린 동화책을 가져와 콩이의 볼에 뽀뽀를 했다.
“오늘은 아빠가 책 읽어줄까?”
콩이가 활짝 웃으며 박수를 쳤다.
“좋아.”
침대에 기어올라간 아이는 이불을 꼬옥 덮은 채 새까만 눈동자를 반짝였다.
깨물어 주고 싶은 귀여움에 차재욱의 가슴도 나른해진다.
이렇게 매일 함께할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은 아빠가 어린 왕자 읽어줄게.”
동화책을 펼친 그가 입술을 달싹이더니 나직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흥미진진하게 듣는 콩이는 물론 그닥 관심이 없던 차현승마저 정신을 빼앗길 정도다.
그런 아이들을 보노라니 씁쓸하기도 했다.
당연히 누려야만 했을 행복이 지금은 이렇게도 힘들다니.
시간이 여기에서 멈춘다면, 네 식구가 함께 하는 이 순간에서 멈춘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때, 강서현의 노크 소리가 그의 환상을 깨버렸다.
시간을 확인한 그가 책을 손에서 내려놨다.
“내일 학교 가야 하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에 오면 아빠가 이어서 읽어줄게 알겠지?”
미련을 떨치지 못한 콩이가 차재욱의 목을 감싸고 앙탈을 부렸다.
"아빠, 가지 마, 나랑 자.”
시큰해진 마음을 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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