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장
지금의 분야에서 빛을 발하려 했던 그녀의 노력은 온종일 수학 올림피아드 문제만 파고드는 것에서도 충분히 발현됐다.
끝끝내 성공했고, 아들은 큰 상을 거머쥐었다.
전국 1등은 물론 국가대표로 발탁돼 국제 대회에까지 참여하게 됐다.
디자인이 아닌 다른 영역에서도 잘해낼 수 있다는 걸 강서현 스스로 증명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막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려던 차에, 현실이 뒤통수를 쳤다.
4년 전 그날처럼, 딸이 생겼다는 소식을 알리기도 전에 차재욱에게서 이혼 합의서를 받았던 그때처럼.
참 가혹하지, 어쩜 노력 끝에 성공을 맛보려 할 때마다 이런 타격을 안겨주나.
게다가 이 모든 것의 출처 또한 한 사람, 차재욱이다.
4년이 지났는데도 왜 이 딜레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걸까.
절 총알받이로 이용한 건 그렇다 치자, 그림 그릴 능력을 앗아간 것도, 처자식마저 버린 것도 상관 없다 쳐.
근데 대체 왜 아직도 놓아주질 않냐는 말이다.
이제껏 그녀와 아이들에게 준 상처로는 부족한 걸까?
갈수록 울화가 치밀며 서현은 쿠션을 잡은 손에 꽈악 힘을 줬다.
어느새 이준이 다가와 손등을 어루만졌다.
“서현아 걱정 마, 내가 꼭 배후 밝혀낼게.”
강서현의 눈가에 어둠이 깃든다.
“이준 씨, 내가 너무 약해빠졌나? 그 집 사람들이 나 이용했다는 증거도 있는데, 그거면 결백 밝힐 수 있는데도 그렇게 못하고 있잖아.”
“네가 나약한 게 아니야, 엄마로서의 책임이 앞서서 그래.
가문의 인정도 못 받은 애들이 앞으로 세상을 어떻게 마주하겠어.
진실을 밝히지 않는 건 널 희생하면서까지 애들을 지키려는 거잖아.
서현아, 이만큼 위대한 모성애는 없어.”
금세 눈시울이 빨개진 서현이다.
“떳떳지 못한 이 결혼만으로도 애들은 상처받았어, 더는 남들한테 삿대질 받게 해선 안돼. 콩이 다 나으면 현승이 데리고 떠날 거야, 여기서 최대한 멀리.”
“그래, 외국으로 가자. 내가 같이......”
말을 끝맺기도 전에 벨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이준의 어머니에게서 걸려온 전화다.
“아들, 네 할아버지한테 들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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