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2장
차재욱의 눈가가 서글프다.
“아빠가 잘못한 거야, 꼭 대가는 치를 거지만 이번엔 네 안전을 위해서라도 내가 동행해야 돼. 엄마는 콩이도 챙겨야 하고 다른 친구들 상황도 체크해야 되니까 힘들어서 안돼.”
더는 고집 부리지 않았으나 차현승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다.
“콩아, 오빠랑 도서관 갈까? 엄마 학부모 회의 해야 돼서.”
목을 감싼 콩이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콩이는 그러면서도 차재욱의 손길을 피했다.
늘 생글생글 웃어주기만 하던 딸이 바이러스마냥 저를 피해 다닌다.
어쩔 수 없이 멀어지는 두 아이들의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속속들이 학부모들이 도착하며 회의가 시작됐다.
주의 사항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강서현은 그 뒤 용기를 북돋아줬다.
“2학년 아이들이 5학년 수준의 경시 대회에 참여하는 건 워낙에도 도전에 가깝습니다, 성적이 어떻든 모두 대단한 것이니 부디 아이들을 응원하고 지지해 주세요.
그래도 평소 모습대로라면 저희를 실망시키진 않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모든 친구들이 이번 경시 대회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길 바랍니다.”
떠나갈 듯한 박수갈채가 터져나왔다.
서현은 학부모들의 여러 질문에도 인내심 있게 답변을 이어갔다.
“강 선생님, 수학만 잘 가르치시는 게 아니라 디자인 실력도 뛰어나시던데 저희 부부 결혼 기념일 예복 한 벌 설계해 주시면 안될까요?”
누군가의 한마디에 모든 학부모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러게요, 교사가 아니라 디자인 업계에 계셨으면 톱 디자이너 되셨을 텐데. 억대 연봉은 기본 아니었겠어요?”
“선생님이 설계하신 웨딩드레스 너무 화려하고 예쁘더라고요. 저희 딸 성인식에 입을 드레스도 만들어 주시면 안될까요? 돈은 얼마든지 드릴게요.”
빗발치는 질문들에 강서현의 속에서도 소용돌이가 일었다.
기쁘면서도 슬픈 이 묘한 감정이란.
오랜 시간이 지나 재조명 받은 게 기쁘면서도 더는 그림을 못 그리게 됐다는 점이 그녀를 아프게 만들었다.
서현이 담담히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아쉽게도 몇 해 전에 손을 다쳐서요. 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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