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아파!" 유소정은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려 했지만 여민석이 단단히 잡고 있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 여민석은 얼굴은 점점 더 어두워지며 온 몸에서 죽음의 분위기가 맴돌았다. 그는 차한빈을 바라보며 코웃음을 쳤다. "참 대단해!" 그렇게 말하면서 여민석은 유소정을 잡아 당기고 일어섰는지도 불구하고 거칠게 밖으로 끌고 나갔다. "석아, 석아..." 백은서는 여민석 이렇게 분노할 줄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녀는 그들의 길을 막으려고 했지만, 무자비하게 밀려나 옆에 넘어졌다. 차한빈은 그녀를 지탱하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게 네 계획이야?" "내가 뭘 계획했다고?" 백은서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증오의 빛이 반짝였다. "너랑 유소정도 참... 좀 얌전하게 할 것이지, 꼭 이렇게 오바해야 해?" "나 여자들과 관계를 가질 수 없다는 거 네가 잘 알거 아니야?" 차한빈을 백은서의 손목을 잡고 두 사람의 거리를 가깝게 했다. 백은서는 조금씩 뒤로 물러갈 곳이 없을 때까지 물러섰다. 그리고 허리가 벽에 부딪혔고 차가운 벽면은 그녀의 머리를 맑게 해 주었다. 백은서는 침을 삼키고 창백한 작은 얼굴에 애처로운 표정이 드러났다. "한... 한빈아. 우리 사이에 꼭 이렇게 해야 해? 넌 내가 행복하면 된다며?" "맞아..." 차한빈의 손이 그녀의 귀 옆에 있는 머리카락을 가볍게 들어올렸다. 두 사람의 숨결이 얽혀들었고, 그는 낮은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너 지금 행복해? 불미스러운 애인이 되는 게 그렇게 좋아?" "애인"이라는 단어에 백은서의 얼굴이 한순간 얼어붙었다. 눈물이 고이는 눈동자도 갑자기 단호하고 악의적인 눈빛으로 변하며 차한빈을 바라보았다. "그 자리, 원래 내 것이었어!" 여씨 할아버지가 아니었다면 추방당 할 일도 없었다. 그녀의 손톱은 손바닥 안으로 파고 들었고, 아픔으로 인해 그녀의 정신이 점점 맑아졌다. 차한빈은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아주었고, 그녀가 꽉 쥔 주먹에 키스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나랑 함께 하는 것이 그렇게 힘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