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3장
“여러분이 얘기하고 있는 해프닝 계약서는 계약서 자체가 불법이니 여기서 그만하죠.” 여민석이 말을 뱉고 나서 눈살을 찌푸리고 형준을 바라보았다. “손님들 배웅해요.”
강성희는 걱정스럽게 배윤희를 쳐다보았다. 어르신의 이런 상황에서 가도 되는지 망설였다.
“잠깐만요, 휠체어를 가져올게요.” 유소정은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백은서는 여민석의 튼튼한 팔짱을 끼며 걱정스러운 듯 말했다. “석아, 소정 씨를 차씨 가문의 주겠다는 거야? 할머니께서 계속 안 좋으시다면 어떻게 해?”
유소정은 창고에서 휠체어를 밀고 나오다가 발걸음을 멈칫했다.
그녀는 내심 그가 뭐라고 말할지 기대하는 눈치였다.
“차씨 가문에서 초빙하는 거 아닌가요?” 여민석은 차가운 눈빛으로 강성희를 바라보았다.
그 말을 들은 강성희가 곧 웃으며 대답했다. “네, 물론 초빙해야죠. 아끼는 사람을 보내줘서 고마워요.”
이 답은 유소정에게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대답이었다. 심지어 그녀는 자기 의술을 최소한 존중하는 것이지, 그녀를 종처럼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할머니는 이제 좀 천천히 움직여야 해요. 절대 흥분해서도 안 되고요.” 유소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서 백윤희를 안아 휠체어에 앉혔다.
떠나기 전 유소정은 여태식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할아버지, 약을 다 드시고 나서 형준 아저씨에게 저를 찾아오라고 해요. 제가 미리 준비해 놓을 테니 형준 아저씨가 사람을 보내서 가지러 가면 돼요.”
“알았어.” 여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오늘 이 해프닝의 장본인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고, 유소정이 명목상 차씨 가문에 초빙된 것도 사실은 추태를 감추기 위해서라는 것도 알고 있다.
유소정과 강성희 등이 떠나자 여태식은 매처럼 매서운 눈빛으로 백은서를 바라보았다. “멍하니 서서 뭐해, 아직도 안 꺼져?”
백은서는 깜짝 놀란 듯 부들부들 떨며 뒤로 물러섰다.
“할아버지.” 여민석이 눈살을 찌푸렸다.
여태식은 일어나 위층으로 걸어갔다. “민석아, 너 계속 이렇게 아무나 집에 데려온다면 대표님 자리도 끝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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