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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장

여민석의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마음속으로 짜증이 스쳤지만 입을 꾹 다문 채 그 자리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않았다. “여민석 대표님은 부끄러우신가 봐요. 괜찮아요. 이따가 가게 문을 닫고 나서 다른 곳에 가서 진료받도록 해요!” 유소정은 환하게 웃으며 어색한 분위기를 깼다. “여러분도 보셨죠. 저의 노점은 서울 금융계의 큰손까지 왕림하는 곳이에요. 여러분, 무엇을 망설이는 거예요?” “자! 보답으로 한 시간 안에 임신 촉진제를 사신 언니들에게 복근 실사진이 나갑니다!” 유소정은 캠핑카에서 인화한 여민석의 사진을 꺼냈다. 장사가 잘 안될 때 추가로 여민석의 굿즈를 꺼냈다. 유소정은 사진 말고도 여민석의 가죽 벨트, 양말, 물컵 등 개인 소지품도 꺼냈다. 유소정은 셔츠, 외투, 바지 등 큰 물건도 팔려고 했지만, 여민석의 옷은 너무 비싸서 이런 곳에서 살 수 있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무엇보다 모두 맞춤 제작으로 옷에 붙은 코드만 있으면 어떤 제품인지 알아낼 수 있어 부자들은 중고 옷을 입기 꺼리고, 일반인들은 살 수 없게 된다. 유소정도 여민석을 사모하는 여자들에게 옷을 팔려고 했지만, 이렇게 하면 위험이 너무 컸다. 여민석이 알게 되면 조금의 호감도 얻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질투도 났다. 이미 상대하기 힘든 라이벌이 있는데, 그녀는 그녀보다 행복한 라이벌이 한 명 더 생기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말이다. “여민석이다.” “제가 살게요!” “세 폭 주세요! 저는 셋째를 낳을 거예요! 한 장만 덤으로 주면 안 돼요?” “...” 가까이 가지도 못했던 많은 사람이 여민석의 복근 사진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에 유소정의 노점에 있는 물건을 다 사 갈 기세였다. 입꼬리가 귀에 걸린 유소정에 비해 안색이 안 좋은 백은서는 사람들을 넘어 멀고도 가까운 곳에 있는 여민석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화가 난 듯 이를 악물면서 왜 자신을 배신하려 하는지 억울해했다. 그는 유소정과 아무 관계도 없다고 했다. 백은서는 미처 슬퍼할 겨를이 없었다. 붐비는 사람들이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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