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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장

성경진은 머리를 뒤로 젖히며 빛을 따라 흰 옷을 입은 유소정을 올려다보았다. 그때 유소정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인 것 같았다. 성경진은 서툴게 유소정과 함께 할아버지를 그늘진 곳으로 옮겼다. 멍하니 서서 유소정이 여린 몸으로 할아버지한테 응급조치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할아버지의 바이탈이 정상이 되어서야 유소정은 동작을 멈췄다. 이때 유소정의 이마는 땀으로 젖어 있었다. 무더운 날씨임에도 유소정은 마치 느끼지 못하는 것처럼 조금도 쉬지 않고 앰뷸런스를 부르고 할아버지를 병원에 데려다주며 심지어 200만 원을 대신 지불했다. 성경진은 지금까지 그 돈을 유소정한테 돌려주지 않았다. 그 후 성경진은 티비에서 당시 마스크를 쓴 소녀가 바로 서울 10대 걸출 청년으로 소개되는 걸 보고 그녀가 유미오임을 알게 되었다. 추억을 떠올린 성경진은 부끄러움을 감추듯 머리를 긁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누나 선불해 준 돈을 아직 돌려드리지 못했어요. 계좌 번호 알려주세요. 지금 보내 드릴게요." "괜찮아, 얼마 안 돼." 유소정은 손을 저으며 웃었다. 옛날 일에 대해서 유소정은 희미한 기억만 있지 자세히 생각나지는 않았다. 그 동안 유소정은 필요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유소정은 보상 받을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200 만원은 유소정에게 큰 돈이라 해도 그 돈을 되찾을 이유가 없었다. 성경진 활력이 넘치는 얼굴이 곧 우울해지면서 조금 서운한 듯 말했다. "누나는 제가 버는 돈이 적다고 생각하셨나요? 저 돈을 잘 버는데 우리 팀에서 기술 담당이에요!" "알겠어 나중에 필요할 때 다시 연락할게. 괜찮지?" 유소정은 성경진의 호의를 거절하기 어려웠다. 성경진은 잠시 생각하더니 망설이며 말했다. "그렇게 해요... 근데 저를 꼭 기억해 주세요! 저 누나 옆집에서 살아요." 유소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밖에서 갑자기 간호사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울렸다. "성경진! 너 또 어디로 간 거야?" "너 살기 싫어? 수술을 한번 또 한 번 연기하고 말이야. 정말로 살기 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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