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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장

"유미오님?" 구정혁은 가까이 다가가 두 눈을 꼭 감은 그녀의 작은 얼굴을 바라보았다. 긴 속눈썹은 높게 치켜올랐고, 항상 희망을 주던 아름다운 눈동자는 굳게 닫혀 있었다. 병 들어 있는 유소정은 병태적인 아릿다뭄을 물씬 풍기고 있었다. 유소정은 악몽과 싸우는 듯하더니 몇 분 뒤 겨우 눈을 떴다. "여민석...구 선생?"유소정의 안개 찬 눈동자가 그들 바라보았다. 구정혁은 그녀가 깨어나자 급히 간호사벨을 누르더니 안도의 숨을 내쉬였다. "유미오님, 끝내 깨어났네? 그토록 안 깨어나니 네 머리가 타버릴까봐 걱정했잖아." 유소정은 그의 손을 놓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 가뜩이나 창백한 얼굴에 우는 것보다 더 못한 그녀의 미소가 마치 송곳처럼 그의 부드러운 심장을 쿡쿡 찔러왔다. "걱정시켜서 미안해요." 쉰 목소리는 고장난듯 귀에 거슬리게 들려왔다. 구정혁은 그녀에게 물을 따라주었고, 유소정은 사양하지 않고 그의 손으로 물 한 잔을 다 들이마셨다. 고열에 시달리던 폐가 수분에 한결 편해졌다.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눕더니 어젯밤 요양원의 상황이 떠올라 중얼거렸다."요양원 쪽은......" "장민은 돌아가셨어."구정혁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유소정은 믿기 어려운 듯 눈을 크게 부릅떴다. "정말요? 그럴 리가 없는데?" 구정혁이 막 고개를 끄덕이려던 참에,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경찰이 들어오더니 의사의 검사가 끝나고 열이 내려간 것을 확인한 후 경찰이 유소정에게 다가가더니 말했다. "유소정씨, 어젯밤 일곱시 성동 고급 요양원에서 살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현장에서 당신의 지문이 발견되여 장민을 살해한 범인으로 의심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협조 잘 부탁드립니다. 진범이 체포되지 않는한 우리 경찰은 누구도 비방하지 않을 것이며, 진범은 반드시 체포할 것입니다." 경찰의 기세 찬 목소리가 그치자, 병실은 유소정의 헐떡이는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해졌다. 잠시 후, 유소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 부탁해요." 아직 열이 나는 유소정은 머리가 어지러워 몇번이나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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