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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2화

작은 고모라는 호칭에 여진화는 짓고 있던 미소를 완전히 거뒀다. 그녀는 창백해진 얼굴로 구정혁을 바라보았다. 고작 몇 살 차이일 뿐인데 왜 그렇게 단호한 호칭으로 선을 긋는 건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백은서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구정혁 씨 뭔가 의견이 있으신 거 아니죠?” “그쪽이 결정하시죠. 다른 일 더 없는 거죠?” 구정혁은 그저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다. 그는 여진화가 대체 그의 어떤 부분을 좋아하는 건지 알고 싶었다. 그게 어떤 부분이든 그는 고칠 자신이 있었다. 백은서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곽미정 옆으로 가서 그녀를 부축하며 말했다. “어머니, 아까 몸 안 좋으시다고 하셨죠? 지금 제가 병원으로 모셔다 드릴게요. 구정혁 씨, 작은 고모 좀 바래다 드릴 수 있나요? 집까지만 부탁드릴게요.” “아…” 여진화는 멍하니 제자리에서 넋을 놓고 있었다. 너무 갑자기 찾아온 행복이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 미칠 지경인데 그가 집까지 바래다준다니. 행복해서 기절할 것만 같았다. 구정혁은 인상을 썼다. 바로 거절하려던 순간 백은서와 곽미정은 이미 커피숍을 나갔다. 여진화는 그의 안색을 살피며 부끄러움에 우물쭈물 말을 걸었다. “정혁아. 만, 만약 바쁘면 먼저 가봐도 돼. 이따가 나 혼자 택시 잡아서 갈게.” 바로 알겠다고 답하려던 구정혁은 문득 다른 생각이 떠올라 백은서가 앉았던 의자에 가서 여전화와 마주 보고 앉았다. 여진화는 쭈뼛거리며 고개를 들어 그를 흘긋 바라봤다. 그저 눈길만 한 번 준 것인데도 얼굴이 빨개졌다. “혹, 혹시 뭐 할 말이라도 있는 거야?” 여진화는 더듬거리며 말했다. 속으로는 왜 이렇게 못난 걸까 하며 자신을 비하 중이었다. 분명 평소에는 이러지 않았는데 지금은 아무리 애써봐도 정상적으로 행동하지 못할 것 같았다. 구정혁은 뚫어져라 여진화를 쳐다봤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여전히 그를 피하고 있었다. 마치 그와 눈이 마주치기라도 한다면 바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 “작은 고모, 저희 뭔가 오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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