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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장

“코피부터 닦고 시작하자.” 여민석은 갑자기 기분이 좋아졌는지 그대로 침대에 엎드렸다. 그 말에 유소정은 깜짝 놀랐다. ‘코피가 났다고?’ 유소정은 휴지로 코를 한 번 슥 닦았다. 그제서야 손가락에 아직도 마른 핏자국이 남아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뒷통수를 가볍게 두드렸다. 어쩐지 코가 촉촉하더라니… 하지만 한 가지 이상한 것은 유소정은 지금까지 한 번도 이렇게 몽롱했던 적이 없었다. 오늘 밤에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나더러 뭘 준비하라는 거야?” 유소정은 살짝 긴장이 되었다. 그날은 유소정이 웅심단을 먹고, 거기에 술기운까지 빌려 여민석 몸에 손을 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 모두 멀쩡한데 이건… 좀 적절하지 않은 거 아닐까? 여민석의 유쾌했던 기분은 유소정의 거듭되는 멍청함에 재차 조금씩 언짢아지기 시작했다. 그는 팔짱을 끼고 유소정을 바라보았다. “왜? 내가 어떻게 마사지를 해야 하는지도 알려줘야 해?” “뭐?” 유소정은 두 눈을 깜빡거렸다. 그녀는 오늘따라 마사지란 말이 왜 이렇게 애매모호한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모습에 여민석은 눈살을 찌푸리고, 짜증이 나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뭐 문제 있어?” “아니, 아직 준비가 안 돼서 그래. 잠깐만.” 유소정은 그제야 정신을 번쩍 차렸다. 매달 10일마다 유소정은 여민석에게 전신 마사지를 해줬었다. 비록 여민석은 헬스도 하긴 하지만 오랫동안 사무실에 앉아 있는 탓에 유소정은 그의 몸을 생각해서 매번 마사지에 필요한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해 그가 편안하게 몸을 풀 수 있도록 해주었었다. 하지만 이혼을 결심한 뒤에는 한 달 가까이 마사지를 해주지 않았었다. 게다가 여민석이 백은서와 잘되고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그녀는 여민석에게 이제 자신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보아하니, 그는 백은서를 힘들게 하는 것을 원치 않아하는 것 같았다. 애초에 백은서도 함께 이런 서비스를 누리게 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해야 하나? 유소정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정신을 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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