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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장

차가 급정거를 하자 서욱은 부랴부랴 사과했다. “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 “괜찮아.” 여민석은 손사래쳤다. 이곳은 가정법원까지 거리 하나 사이 두고 있었는데, 차 안에 있는 여민석은 법원 입구의 정경을 볼 수 있어도 법원 입구에 서 있는 유소정은 이쪽이 보이지 않았다. 유소정은 법원 입구에 서서 휴대폰만 들여다보았다. 연속 세 번이나 전화했는데도 여민석은 받지 않았다. ‘백은서를 돌보느라 전화도 못 받는 거야?’ 유소정은 이혼을 선택할 권리조차 없는 자신의 처지가 괜히 서글펐다. ‘만약 여민석이 이혼을 원한 거라면, 내가 아파서 거의 죽어가고 있다 해도 날 들고서라도 법원에 왔겠지?’ 이렇게 생각하니 온몸에 한기가 느껴졌다. 8시 45분까지 기다리다가 유소정은 다시 여민석에게 전화를 걸고는 초조하게 서성거렸다. 여민석이 오지 않는다면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 여전히 전화가 걸리지 않자 짜증이 난 유소정은 메시지 페이지를 열고 주저 없이 메시지를 보냈다. [더 이상 못 기다리겠으니까 이혼 신청하려면 다음에는 미리 예약해.] 이 메시지를 보내고 유소정은 택시에 앉아 자리를 떴다. 차에 앉아 유소정이 보낸 메시지를 읽은 여민석은 굳게 다문 입술에 쓴웃음을 짓더니 아무 망설임 없이 답장을 보냈다. [지금 무슨 신분으로 나한테 명령해? 유씨 가문에서 요즘 천마를 사들이잖아. 올해 천마가 재해를 입어 4등급도 한 근에 예년보다 2% 더 비싸졌던데 원가관리 하면서 좋은 천마를 사들일 수 있을 것 같아?] 메시지를 이렇게 길게 써 보기는 처음이었다. 보내고 나서 불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메시지는 카카오톡처럼 철회 불가능했기에 그는 울적한 기분으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별장으로 가자.” “알겠습니다.” 서욱은 의아했지만, 지시대로 차를 몰고 자리를 떴다. 택시 안에서 휴대폰을 멍하니 들여다보던 유소정은 눈물을 비 오듯 흘렸다. ‘나한테는 이혼이라는 단어를 꺼낼 자격도 없다는 걸 알게 하려고 가정법원에 오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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