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장
송채영은 또 화가 나서 그녀의 등을 몇 번 두드려서야 비로소 멈추었다.
결혼한 지 5년, 남편을 거들떠보지 않은 지도 5년이다.
“그게 혼자 사는 거랑 뭐가 달라? 어찌 그리도 독하게 맘을 먹었어? 허민준이 너에게 무슨 약이라도 먹인 거야? 넌 버려져도 싸! 놀러 다니기 싫어하는 네가 왜 막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를 따라 온천에 왔냐 했더니 남편을 되돌리고 싶어? 꿈 깨. 나 같으면 그냥 외면하고 갔을 텐데 시원이가 성격이 좋아서 아무 말 없이 너와 함께 있어.”
그랬다. 박시원은 이렇게 성격이 좋았다.
그래서 꼬박 5년 동안 억울한 일을 겪은 후에야 그녀와 이혼했다.
이들의 혼담이 세상에 알려질 정도로 야단법석을 떨거나 이혼 합의서를 직접 얼굴에 던지지도 않았다.
그는 대치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허민준에게 사인을 받으라고 부탁했다.
그의 이런 좋은 성격 때문에 그녀는 어떻게 그를 되돌려야 할지 속수무책이었다.
그는 항상 아무렇지도 않은 모습이었고 신경도 쓰지 않는 듯해 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다.
그녀는 박시원이 자신에게 소리 지르는 것이 냉담하게 담을 쌓고 그녀를 바깥으로 격리하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그날 밤, 두 사람 모두 잠을 설쳤다.
박시원이 문을 열자 다크서클이 한껏 내려온 송수아가 보였다.
“두 사람 무슨 일이야?”
송채영은 손을 저으며 말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어젯밤에 수아랑 귀신 영화 한 편 봤어요.”
그는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스키를 탈 공구를 멘 채 눈밭으로 가는 스노클링에 올라탔다.
눈밭이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박시원은 하얀 스키복에 검은색 고글을 쓰고 스노 지팡이를 든 채 언덕 꼭대기에서 껑충 뛰어내리더니 허공에서 몸을 뒤집은 후 마침내 눈밭에 안전하게 착지했다.
옆에 있던 송채영은 감탄사를 연발하며 그의 곁으로 다가갔다.
“시원아, 네가 이렇게 스키를 잘 타다니.”
그는 짙은 미소를 지었다.
“예전에 좀 배웠어요.”
그때 그는 하루빨리 송수아의 마음을 얻기 위해 집사에게 취미를 묻고 겨울 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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