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3장

그 말에 지태준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 또한 이런 느낌을 경험한 적이 있다. 마약을 끊는 것은 죽기보다 더 어렵다. 신다정이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태준 씨! 내 눈을 똑바로 봐봐! 내가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거야? 태준 씨...” 신다정의 의식은 이미 혼란스러워졌고 고통에서 벗어나려는 생각이 이성을 점령했다. 눈앞의 신다정을 바라보는 지태준의 마음은 괴롭기 그지없었다. 문밖에서 허성곤이 의사와 같이 들어왔고 신다정을 본 의사는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태준 씨! 태준 씨!” 지태준의 이름을 외치는 신다정의 목소리에는 공포가 가득했다. 그런 신다정에 지태준은 최대한 감정을 억제한 채 말했다. “비켜...” 몇몇 의사들이 서로를 쳐다보자 지태준은 벌컥 소리 질렀다. “비키라니까!” “모두 비켜요.” 허성곤이 의사들더러 비키라고 하자 의사들은 그제야 물러섰다. 신다정이 겁에 질린 채 지태준의 품에 안기자 그는 신다정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다정아, 잠 좀 자면 괜찮아져... 그리고 정말 미안해.” 지태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신다정의 목덜미에 칼을 꽂았다. 방안은 조용했고 신다정은 지태준의 품에 안긴 채 쓰러졌다. “다정아...” 강금희는 차마 이 광경을 눈 뜨고 볼 수 없어 발길을 돌려 방을 나갔고 반지훈도 강금희의 뒤를 바짝 쫓았다. 지태준은 신다정을 꼭 껴안은 채 신다정의 이마에 입술을 맞춘 뒤 침대에 눕혔다. 허성곤이 의사를 보고 말했다. “이제 주사를 놓으세요.” 의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앞으로 나가려는데 지태준이 한 손을 내밀었다. “나에게 주세요.” 허성곤이 눈살을 살짝 찌푸리자 지태준이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보다 이걸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의사가 허성곤을 돌아보며 그의 반응을 살폈고 허성곤은 결국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 의사가 지태준의 손에 바늘을 건네자 지태준은 능숙한 동작으로 재빨리 신다정의 혈관에 바늘을 꽂았다. 모든 것이 끝나고 나서야 지태준은 자리에서 일어나 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