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장
두 사람이 팽팽하게 맞서는 사이 이 비서가 밖에서 걸어들어왔다. 박시언의 귀에 바짝 다가와 나지막하게 두 마디를 건넸다.
박시언의 안색은 순식간에 험악하게 변했다.
“가자!”
“예, 박 대표님.”
이 비서는 박시언의 뒤를 따라가면서 고개를 돌려 신다정을 바라봤다. 눈빛에는 허탈하고 걱정스러운 기운이 감돌았다.
신다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지태준 씨, 이 일에 참견하지 마세요.”
분명 서찬미 쪽에 일이 생겼으리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박시언이 이렇게 급하게 떠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서찬미에게 진짜로 일이 생기면 박시언은 기필코 그녀에게 화를 낼 것이다.
이 일에 지태준을 연루시키고 싶지 않았다.
어쨌든 지태준은 이 일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때 지태준이 입을 열었다.
“박시언은 다정 씨를 감히 어쩌지 못해요.”
“그러니까! 본인이 무슨 자격으로? 내연녀 때문에 이렇게 소란을 피우다니! 본인이 진짜로 해성시 시장이라도 되는 줄 알아?”
강금희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러자 신다정이 말했다.
“아파트 분양 행사가 나 때문에 이렇게 됐어. 금히 언니, 미안해.”
“네 잘못이 아니야, 다 그 박시언 탓이야! 이렇게 된 이상 차라리 이혼하는 게 어때?”
신다정은 고개를 저었다.
그들은 아직 이혼할 수 없다.
박시언은 지금 서찬미의 교통사고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 절대 이혼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박씨 가문은 아직 신씨 가문이 필요하다. 박시언은 집안도 마누라도 잃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절대 그녀를 쉽게 놓아줄 리가 없다.
“나는 병원에 가볼게, 여기는 잘 부탁해.”
이렇게 많은 하객들을 박시언이 내쫓았으니 강금희는 뒷수습할 것이 많았다.
지태준이 신다정의 손목을 붙잡더니 가려는 그녀를 말렸다.
“같이 가요.”
그러자 신다정이 손을 빼며 말했다.
“저 혼자 갈 수 있어요.”
신다정이 한사코 혼자 가겠다고 하자 강금희는 지태준을 잡아당기며 고개를 저었다.
신다정이 떠난 뒤에야 강금희가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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