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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장

“박시언, 지금 뭐 하는 거야?” 강금희가 앞으로 나서려 하자 반지훈이 막았다. 여자의 일은 여자가 해결하고 남자의 일은 남자가 해결하는 게 원칙이다. 반지훈은 강금희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 “박시언, 오늘은 강씨 집안 행사야.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니야?” 박시언은 반지훈의 말을 무시한 채 강금희를 바라보았다. “찬미를 쫓아낸 게 그쪽이에요?” “네, 내가 쫓아냈어요. 왜요? 자기 내연녀를 위해 복수하러 온 거예요?” 강금희의 말투는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박시언은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찬미가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아직도 병원에 누워있다고요!” 박시언의 말에 강금희는 어리둥절했다. 교통사고가 났다고? 반지훈은 눈살을 찌푸렸다. 박시언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찬미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기면 당신은 살인자가 된 거예요!” 이때 신다정이 입을 열었다. “내가 쫓아낸 거야. 무슨 일이 있으면 나와 얘기해.” 신다정이 먼저 책임을 떠안으려 하자 박시언의 눈빛은 더욱 차가워졌다. “조급하게 다른 사람 죄를 떠안을 생각 하지 마! 찬미에게 일이 생기면 너도 공범이니까.” 박시언은 신다정의 체면을 세워줄 생각이 없었다. “박시언 씨! 지금 얘기하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요? 신다정이야말로 박시언 씨 아내라고요! 내연녀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다니! 당신 남자 맞아요?” 강금희는 이를 악물었다. 하지만 박시언은 자신의 처사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잘못한 건 잘못한 것이다. 그가 서찬미더러 이곳에 오라고 했다. 따라서 그녀를 위해 기본 도리는 해야 했다. 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박수 소리가 들렸다. 신다정은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봤다. 지태준이 이쪽으로 걸어오고 있었다. 그는 박시언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장난기 섞인 어조로 말했다. “꽤 재미있는 행사네. 좋아. 흥미로워.” 지태준을 본 박시언의 눈빛도 날카로워졌다. “한 여자를 위해 행사를 망치다니! 박시언, 우리 지씨 집안이 안중에도 없어?” 지태준은 신다정을 뒤로한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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