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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9장

순간 잠에서 깬 신다정은 눈앞이 캄캄했고 주위에는 아무도 없는 듯 고요했다. ‘신다정 당신이 나에게 잡힌 걸 지태준이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 것 같아?’ 김영수의 목소리가 아직도 머릿속에 맴돌았다. 무언가를 깨달은 신다정은 얼른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지만 이내 머리가 어지러운 것을 느꼈다. 비행기에서 김영수가 그녀에게 주사한 것이 대체 무엇일까? 왜 온몸에 힘이 하나도 없는 것 같지? 딸깍. 방 안의 불빛이 순식간에 밝아졌고 고개를 들고나서야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넓은 방은 프랑스식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고 화려하고 밝고 고귀해 보였지만 번거롭고 복잡한 조각들로 가득 차 있었으며 거대한 인물 유화가 침대를 마주하고 있어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신다정 씨, 대표님이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셨어요.” 누군가의 목소리에 신다정은 비로소 문 앞에 서 있는 하녀를 발견했다. 익숙한 목소리에 신다정은 다소 믿을 수 없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눈앞의 하녀는 다름 아닌 도아였기 때문이다. “도아 씨?” 신다정의 허약한 목소리는 믿을 수 없다는 감정이 서려 있었다. 김영수에게 납치돼 운성으로 넘어갔지만 떠나기 직전 도아에게 정 매니저의 휴대전화를 주며 해성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도아가 해성에 도착해 지태준과 엇갈렸다고 생각해 장 비서더러 도아를 찾아보라고 했지만 허사였다. 그런데 도아가 다시 김영수와 같이 나타날 줄은 몰랐다. 도아는 신다정의 눈을 쳐다볼 엄두가 나지 않았는지 고개를 숙인 채 손에 옷을 들고 다가와 말했다. “신다정 씨, 옷 갈아입고 나를 따로 홀로 가시죠. 대표님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김영수가 아니라 대표님이라니... 배에 있을 때 도아가 순수하고 깨끗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보니 모든 것이 착각이었다. 신다정은 도아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계속 김영수 쪽 사람이었어요?” 사람을 잘못 본 적이 거의 없는 신다정이었지만 이번에는 그녀가 확실히 틀렸다. 겨우 몇 번밖에 안 만난 낯선 여자를 믿었으니 말이다. 도아는 입을 달싹이며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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