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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9장

다음 날, 커피숍에 일찌감치 도착해 기다리던 윤비호는 짜증 나는 얼굴로 손에 찬 시계를 들여다봤다. 이때 옆을 지나가던 웨이터가 말했다. “저기요, 한 시간이나 기다리셨는데 커피를 리필 하시겠나요?” 웨이터가 윤비호를 이상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윤비호 지금의 옷차림에 잘생긴 얼굴로 보아 쪼잔한 사람은 아닌 것 같았다. 상대방의 눈빛을 눈치챈 윤비호는 눈살을 찌푸리며 비어 있는 커피잔을 들여다봤다. 얼마 전까지 헤프게 쓰던 윤비호인지라 커피를 리필해 먹은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문제는 주머니에 돈이 정말 없다. 윤비호는 짜증 나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네, 리필해 주세요.” 윤비호의 리필해 달라는 말에 종업원의 눈에는 경멸의 빛이 스쳐 지났다. 잘생긴 이 남자의 주머니에 커피 두 잔 값도 없을 줄이야! 이때 커피숍 밖에서 문 비서가 부랴부랴 걸어 들어왔다. 윤비호는 문 비서를 보자마자 벌컥 화를 냈다. “왜 이렇게 늦은 거야? 전화로 얘기하면 되잖아. 꼭 와서 말해야 해?” 윤비호가 커피숍에서 기다리며 받은 멸시를 문 비서가 어찌 알겠는가! “죄송합니다. 윤 대표님, 비행기가 연착돼서 조금 늦었어요.” 문 비서가 진심으로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윤비호는 손을 내저었다. “어젯밤 대출 건은 해결했다며? 어떻게 한 거야?” “기존에 우리와 협력했던 은행 몇 군데에 연락해봤지만 대출해 주지 않으려 했어요. 워낙 큰 금액이라 은행도 리스크가 두려웠나 봐요.” 그 말에 윤비호는 더욱 화를 냈다. “일을 해결하지도 않고 해성에 나를 만나러 온 거야?” “윤 대표님, 은행 쪽에서는 거절했지만 빌려주려는 사람이 있어요.” “누구야? 누가 한꺼번에 몇조를 줄 수 있다는 건데?” 몇조가 적은 금액도 아니고 한 번에 빌려주겠다고 한 사람이면 그가 모를 리 없다. 문 비서는 윤비호의 표정을 살피다가 천천히 말했다. “모안 그룹의 실세 민주성 씨입니다.” 민주성의 돈을 빌리겠다는 말에 윤비호는 순간 경각심을 높였다. “민주성이라고?” “예.” “문 비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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