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2장

만약 지시한 대로 일 처리를 못하면 본인들의 밥그릇조차 잃을 수 있다. “어떡하긴 뭘 어떡해? 방법을 찾아봐야지!” 정 매니저의 안색은 잔뜩 어두워졌지만 연회가 끝나지 않는 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못 마시겠어요... 정말 못 마시겠어요...” 한 여자의 울음소리가 신다정의 주의를 끌었다. 목소리를 따라가 보니 도시연이 두 중년 남자에게 둘러싸여 있었고 두 남자의 손은 이미 버릇없이 함부로 만지고 있었다. 도시연은 이미 와인을 여러 잔 마신 상태였고 한 중년 남자는 일부러 그녀의 가슴에 와인을 쏟았다. 도시연이 입은 핑크색 치마는 와인에 젖어 있었고 얼굴의 마스크는 누군가에 의해 벗겨진 상태였다. 도시연은 이미 눈물범벅이 되어 있었다. 이곳이 연예인들이 높은 디딤돌이 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기업인들의 놀이터인 줄은 몰랐다. 연예인이든 모델이든 아니면 인플루언서이든 여기에서는 모두 이런 기업인들의 비위를 맞추는 존재에 불과했다. 옆에 있는 신다정을 힐끗 본 도시연은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애원하는 눈빛을 보냈다. 도시연을 지켜보던 신다정은 결국 그녀 앞으로 걸어가서 웃으며 말했다. “이 아가씨, 저와 아는 사이인데 혹시 제가 좀 빌려 가도 될까요?” 조금 전 일어난 큰 소동이 신다정과 관련이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기업인들은 그녀를 쉽게 건드릴 수 없는 사람임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손에 넣은 먹잇감을 쉽게 포기할 수 없었기에 잠시 생각하던 두 사람 중 한 중년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서한 그룹에는 서한 그룹의 규칙이 있어요. 우리는 규칙을 어기지 않았고요.” 두 사람이 도시연을 놓아주지 않자 신다정은 일부러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유 사장님, 장 사장님, 며칠 전에 두 분 사모님과 함께 쇼핑했었는데 오늘 이런 일이 혹시라도 사모님의 귀에 들어가면...” 신다정이 그들의 아내를 안다는 말에 두 사람은 갑자기 겁을 먹었다. 신다정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잠깐만 빌릴게요. 두 분 흥을 깰 생각은 없습니다.” 이렇게 된 이상 두 사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