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9장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신다정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일말의 안타까움이 담겨 있었다. 마치 그녀가 그의 일생을 꿰뚫어 보는 것 같았다. “그냥 반년밖에 지났지 않았는데 네가 이렇게 많이 변했다는 게 좀 감회가 새로워서 그래.” “내가 변한 건, 다 너 덕분이야.” 고빈의 눈에는 웃음기가 감출 수 없었다. 신다정이 아니었으면, 자기는 아마 지금도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방황하고 있는 고빈이었을 것이다. 결코 반년 만에 이렇게 단숨에 성공하여 지금의 이 자리에 오를 수는 없었을 것이다. 또한 신다정 덕분에 자기는 지금처럼 돈을 많이 벌어서 할머니를 잘 모실 수 있게 되었다. 그에게 있어 신다정은 어두웠던 시절의 한 줄기 빛이었고, 그의 인생 전체를 밝히는 존재였다. 신다정은 고빈에게 전생에서 신씨 가문이 그에게 얼마나 큰 빚을 졌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고빈에게 있어 이 말은 한 치의 가치도 없다. 차는 사계 호텔 앞에 멈췄다. 고빈이 차에서 내려 신다정에게 문을 열어 주었다. 이 장면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오늘 참석한 상위층 사모님들은 고빈을 보고 눈이 반짝였다. 아무래도 고빈은 언제나 겸손해서 술자리나 파티에 잘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소 스크린에서만 보던 사람이 실제로 눈앞에 나타나니 사람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신다정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좀 차갑게 행동해. 누가 널 눈여겨보고 스폰하려 할 수도 있어.” 신다정의 말에 고빈은 갑자기 그녀의 팔짱을 꼈다. 신다정은 멍하니 고빈이 자기의 팔짱을 낀 손을 내려다보았고, 고빈은 태연하게 말했다. “이게 가장 좋은 보호색 아니야? 스캔들 여친.” 신다정은 갑자기 과거에 자기랑 고빈이 스캔들이 났던 것을 떠올렸다. 유일하게 고빈과 스캔들이 난 여자로서, 지금 고빈과 손잡고 함께 등장하면 사람들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더구나 오늘 이 자리에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미쳤어? 연예계에서 퇴출당하고 싶어?” 신다정의 말투에는 일말의 경고가 담겨 있다. 예전에 그녀가 박시언의 아내였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