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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장

조금 전, 서찬미가 신다정과 직원들 앞에서 일부러 연기한 것임을 박시언은 알고 있었다. 박시언은 서찬미에게 더 이상 두 사람이 엮일 일은 없다고 일찌감치 경고했었다. 조금 전, 협조적인 태도는 단지 신다정의 반응을 보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신다정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질투할 기미조차 없었다. “시언 씨, 하루만 부부여도 부부인 거예요. 게다가 우리는 확실히 하룻밤 보냈고요. 왜 이렇게 나와 선을 그으려는 거예요?” 아까 회사에서 박시언은 단지 그녀를 이용하기 위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을 서찬미가 눈치채지 못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그녀 역시 박시언을 이용한 거니까. 결국, 그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이다. 박시언은 서찬미를 싸늘하게 훑어보더니 말했다. “경고하는데 한 번만 더 야비한 수단으로 신다정을 괴롭히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서찬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박시언의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말했다. “시언 씨, 신다정의 마음에는 시언 씨가 없어요. 시언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요. 하지만 나는 시언 씨를 정말 사랑해요... 우리 그날 밤 즐거웠잖아요?” “그만해!” 박시언은 서찬미의 손을 뿌리쳤다. 눈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서찬미, 당진 그룹에서 쫓겨나고 싶지 않으면 가만히 있어. 선 넘지 말고. 그렇지 않으면 해성대학교에서 바로 쫓아낼 것이니까!” 서찬미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더 이상 함부로 움직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시언은 내뱉은 말은 꼭 지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말한 것보다 열 배나 더 무서운 짓을 할 수도 있다. 박시언은 뒤로 돌아섰다. 서찬미는 홀로 그 자리에 남겨졌다. 이 비서는 서찬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찬미 씨, 박 대표가 도 대표님에게 거짓말을 들추어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큰 양보를 한 거예요. 앞으로 자신의 신분을 정확히 하세요. 한성그룹 사모님 자리를 함부로 넘보지 마시고요.” 말을 마친 뒤, 이 비서도 박시언을 따라갔다. 서찬미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시언... 나와 관계를 끊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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