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3장
“아니, 그게 아니라 어제...”
윌리엄은 잠시 말을 멈추더니 곧 말머리를 돌렸다.
“어젯밤 비행기 표로 와서 호텔에서 하룻밤 묵었어.”
“응...”
“왜 묻는 건데?”
“케리어가 없는 걸 보고 오늘 온 게 아닐 거라고 생각했어.”
“신다정 씨, 정말 똑똑하네.”
윌리엄은 생각하면 할수록 조금 전 신다정이 의도적으로 그에게 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성에 사는 사람들은 대체 다들 왜 이렇게 생각이 많은 것일까?
속셈이 이렇게 많으니 장수하지 못하고 빨리 죽을 것이다!
윌리엄이 속으로 묵묵히 중얼거릴 때 신다정이 갑자기 물었다.
“윌리엄, 이번에 용성에 와서 허 대표를 만난 거야?”
신다정이 먼저 허성곤을 언급하자 윌리엄은 순간 마음이 철렁 내려앉았다.
X발!
어떻게 알았지?
왜 이렇게 똑똑한 거야?!
윌리엄은 일부러 침착한 척하며 말했다.
“당연히 아니지!”
순간 방 안에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윌리엄은 신다정의 시선이 너무 불편했다.
“진... 진짜 아니야.”
윌리엄의 말투는 점점 더 자신이 없어졌다.
신다정이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윌리엄을 뚫어지게 쳐다보자 그녀의 눈총에 못 이긴 윌리엄은 결국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아, 그래. 만났어.”
그제야 신다정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허 대표의 몸은 좀 좋아졌어?”
“당연히...”
좋아지다 못해 죽을 지경이지...
윌리엄이 억지로 웃음을 짓는 모습에 신다정이 말했다.
“용성에서 쉬는 게 나쁘진 않을 것 같아. 허 대표를 만나면 안부 전해 줘.”
“응...”
허 대표가 안부를 전해 받을 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윌리엄은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어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
“신다정 씨, 난 다른 일이 있어서 이만 가볼게.”
밖으로 뛰쳐나온 윌리엄이 현관문 앞에서 작별인사를 하려 할 때 지태준이 한 손을 내밀었다.
“약.”
“아아, 맞다! 약!”
윌리엄이 지태준에게 약을 건네며 말했다.
“보름 분이야! 없으면 네가 직접 알아서 병원에 가! 난 이만 갈게.”
도망치다시피 떠나는 윌리엄의 모습에 신다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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