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79장
2층 방에 누워있는 허성곤은 안색이 별로 안 좋았다.
그의 문 앞에 서 있던 청산은 신다정과 지태준이 돌아오자 반쯤 열린 방문을 닫으며 말했다.
“대표님의 병이 자주 발작하여 나을 기미가 안 보입니다. 이번에는 심각해서 며칠 동안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것 같아요.”
옆방에서 전문가 의사들이 회의를 하고 있었다.
신다정은 2층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도천수를 힐끗 쳐다본 뒤 한마디 했다.
“나와 태준 씨가 들어가서 허 대표를 좀 볼 수 없을까요?”
“대표님에게 안정이 필요합니다. 한 분만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두 분 중... 누가 들어갈 건가요?”
청산의 시선이 지태준에게 쏠리자 지태준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허 대표가 누구를 만나고 싶어 하지?”
청산은 잠깐 가만히 있다가 목청을 가다듬은 뒤 신다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다정 씨가 들어가 보는 게 어떨까요?”
신다정은 살짝 어이가 없었다.
굳이 이렇게까지 말을 돌려서 할 필요가 있을까? 훈민정음이 얼마나 완벽한지 테스트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요. 내가 들어갈게요.”
청산이 방문을 열자 신다정이 안으로 들어갔다.
방문 밖에 있던 지태준이 벽에 기대어 담배에 불을 붙이자 청산이 말했다.
“지 대표님, 허씨 사택은 금연입니다.”
“피우면 허 대표가 죽기라도 해요?”
지태준을 말릴 수 없었던 청산은 그저 앞에서 담배를 피우도록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
방안에 들어온 신다정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허성곤을 보며 말했다.
“허 대표님, 나 들어왔는데 이만 눈을 떠야 하지 않을까요?”
허약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던 허성곤은 진짜로 눈을 떴다.
“관찰력은 좋네요.”
허성곤이 일어나 옆에 있는 휠체어에 앉자 신다정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허 대표가 이런 소란을 피운 것이 처음도 아니고. 지난번에는 내가 뭘 몰라서 속았지만 이제는 속지 않아요.”
게다가 조금 전까지 도천수가 밖에 있었다.
청산이 방문을 반쯤 열어둔 것도 안에 있는 긴박한 상황을 일부러 보여주려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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