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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5장

모두가 생각에 잠겨 있을 때 신다정이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허성운을 흘끗 쳐다보았다. 허성운이 언제 나타났는지 모른다. 다른 사람들은 대개 뉴스에만 매달려 있느라 허성운이 가까이 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이때 신다정의 시선이 쏠리는 곳을 뒤늦게 발견한 반지훈은 자신의 뒤에 서 있는 허성운을 보고는 발을 동동 구르며 물었다. “허성운, 깜짝이야! 누굴 놀래켜 죽이려고 여기 이렇게 서 있는 거야?” “나 아까부터 여기 있었어. 너희들이 뉴스를 너무 넋 놓고 보느라 내가 온 것을 모른 것뿐이지.” 그 말에 강금희가 옆에서 감탄했다. “동생, 역시 군대 갔다 오더니 달라졌어. 가까이 왔는데 있는 줄도 몰랐으니까. 역시 대단해.” 강금희가 허성운의 어깨를 치며 말하자 허성운이 한마디 했다. “금희 누나, 나 이제 어린애 아니야. 나에게도 이름이 있으니 앞으로 그렇게 부르지 마.” 그러자 강금희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 “동생이니까 동생이라고 한 것이지. 너 어렸을 때 누가 스크루킥을 가르쳤는지 잊었어?” 분위기가 좀 누그러지자 신다정이 말했다. “일단 회사에 가보자. 요 며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네. 어제 장례식장에도 소란 피우는 사람이 찾아오고 말이야. 예전이면 절대 가당치도 않았을 일인데.” 반지훈이 말했다. “조정식? 신경 쓸 필요 없어. 지씨 가문이 잘 나갈 때 조씨 가문은 코빼기도 안 보였어. 신다정, 걱정하지 마. 조씨 가문이 널 괴롭히면 내가 대신 해결해 줄게!” “그래도 소문이 너무 빠를 것 같아.” “맞아. 어제 우리가 갔을 때 조정식은 이미 와서 소란을 피우고 있었어. 하지만 너에게 맞아서 반쯤 죽은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어.” 강금희가 말을 이었다. “예전에 지씨 가문에서 그렇게 소란을 피우면 시체도 못 찾을 정도로 풍비박산이 났어! 내가 단단히 벼르고 있을 거야!” 사람들이 조정식을 어떻게 망신시킬까 의논하고 있을 때 지태준이 갑자기 손을 뻗어 신다정을 잡고 말했다. “나 따라와.” “왜?” 신다정이 지태준을 따라 허씨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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