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7장
하지만 지태준에게 백소원은 안중에도 없었고 모든 신경은 오롯이 바닥에 쓰러진 신다정에게 가 있었다. 얼른 다가가 신다정의 상태를 살핀 뒤 별 외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태준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매번 이렇게 사람을 걱정시켜야 마음이 놓여?”
“이번에는... 진짜로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지태준과 신다정 두 사람을 보고 있는 백소원은 자기 자신이 너무 우스꽝스러웠다.
“지태준, 신다정, 배후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 입으로 말할 리는 없을 거야.”
애처롭게 웃으며 뒷걸음질 치던 백소원은 복도 난간에 몸을 기대더니 뒤로 벌렁 나자빠졌고 5층 높이에서 아래로 떨어졌다.
펑!
그 소리에 신다정을 찾고 있던 김영수마저 아래층을 내려다봤고 이내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져 있는 백소원을 발견하고는 저도 모르게 성수아를 떠올렸다.
성수아도 이렇게 죽었다.
어쩌면 그녀들의 눈에 자살만이 사랑하는 남자에게 한 가닥의 후회와 연민을 남길 수 있나 보다.
하지만 그들의 눈빛은 무자비하기 그지없었고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자신의 생명조차 소중히 여기지 않는 여자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는가?
“악!”
이때 한 여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김영수가 얼굴을 찌푸렸다. 이내 마충재의 부하들이 배연화를 잡아끌며 걸어왔다.
“대표님! 이 여자가 수상합니다...”
“내가 수상하다고? 감히 나를 잡아? 내가 누군지 알아? 나는 배씨 가문의 외동딸이야!”
배연화는 창백한 얼굴로 그녀의 팔을 잡아당기는 경호원을 밀쳐냈다. 경호원이 마충재를 쳐다보자 마충재는 그제야 경호원에게 물러나라고 눈짓했다.
배연화를 본 김영수는 이내 배연화의 어깨를 짓누르더니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
“신다정은? 신다정은 어디에 있어?”
“뭐 하는 거예요! 이거 놔요!”
김영수를 밀쳐낸 배연화는 반사적으로 그의 뺨을 때렸다.
김영수의 반쪽 얼굴이 붉어진 것을 본 마충재는 깜짝 놀라 외쳤다.
“대표님!”
김영수는 최대한 화를 참으려 했지만 목덜미에는 이미 핏줄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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