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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2장

최지수가 지태준에게 손을 썼으니 봐주려야 봐줄 수 없다. “주방에서 무슨 수작이라도 부리는 거야?” 이때 김영수의 목소리가 신다정의 뒤에서 울렸다. 깜짝 놀라 뒤돌아본 신다정은 뒤에 있는 사람이 김영수라는 것을 보고서야 한마디 했다. “김 대표님은 늘 남 뒤에 몰래 서 있는 걸 좋아하나 봐?” “주방에 먹을 게 있나 보러 온 거야. 그런데 네가 여기서 전화할 줄 누가 알았겠어?” 한마디 대꾸한 김영수는 부엌으로 들어가 신다정을 옆으로 밀더니 냉장고에 있는 라면을 꺼냈다. 김영수가 들고 있는 라면을 본 신다정은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집에 있던 요리사는?” “지금이 몇 시인데? 요리사는 벌써 퇴근했지.” 어이없는 얼굴로 신다정을 힐끗 쳐다본 김영수는 라면 수프를 뜯으려 했다. 이때 옆의 하얀 뚝배기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것을 발견했고 고소한 냄새가 그의 코를 찔렀다. “이게 뭐야?” “뭐긴 뭐야? 태준 씨에게 줄 탕이지.” “우리 집에 요리사가 없어? 왜 직접 끓여?” “남편이 다른 사람 한 것은 잘 못 먹어.” 신다정은 이렇게 말하며 뚝배기 뚜껑을 열었다. 뚝배기 안에 하얀 붕어탕이 펄펄 끓고 있는 것을 발견한 김영수가 한마디 했다. “붕어탕은 여자들 모유가 잘 나오라고 먹는 거 아니야? 지태준이 산후조리를 해?” 그 말에 신다정은 김영수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붕어탕이 모유 수유 때 먹는 거라고 누가 그랬는데? 이것은 영양이 가득한 음식이야! 뭘 모르면 말이나 하지 마.” 말을 마친 신다정이 뚜껑을 닫고 가스 불을 끈 뒤 뚝배기를 들고 가려 하자 김영수가 한마디 했다. “이 국물, 먹을 수 있는 거야? 괜히 이상한 음식 같은 것은 아니지?” 일부러 태클을 거는 것 같은 김영수의 말에 신다정은 눈살을 찌푸렸다. “맞아. 이상한 요리니까 김 대표님은 먹을 필요 없어. 이런 것은 우리가 먹으면 돼. 시간이 늦었으니 더 이상 김 대표를 방해하지 않을게. 나는 먼저 올라갈 테니 라면 맛있게 먹어.” 말을 마친 신다정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부엌을 나갔다.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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