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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24장 선인선과

“특히 오세영 선생님은 곽씨 일가에 기대서 최우수 교사가 될 생각이었어요.” 정호인은 두 주먹을 쥐었다. “선생님의 말은 가족들에게 얘기하지 말라고 한 것과 다름없어요.” “선생님은 조은예를 데리고 샤워하러 갔어요.” 정인호는 거기까지 말하더니 갑자기 시선을 들었다. “우리 학교는 기숙사제라서 학교에 샤워실이 있어요. 기숙사 옆에 있는데 거기 CCTV는 망가지지 않아서 그날 조은예의 모습을 담았을 거예요. 오세영 선생님이 조은예를 데리고 샤워하러 가서 옷도 갈아입혔어요.” CCTV는 망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본체가 고장 나서 데이터가 모두 사라졌다고 외부에 알렸다. 진희원은 휴대전화를 가져와서 음성메시지를 보냈다. “겔루 국제학교 CCTV 영상을 복구해. 체육관 교재실 근처의 샤워실 쪽 걸로.” 진희원은 그렇게 말한 뒤 정인호에게 물었다. “어느 날이었는지 기억나?” “3월 13일, 수요일이었어요.” 정인호는 절대 그날을 잊을 수가 없었다. 진희원은 시간을 기록한 뒤 계속해 말했다. “아까 조은예가 자살한 게 아니라고 했는데 방금 제공한 단서 외에 또 뭔가 아는 게 있는 거야?” “네.” 정인호는 시선을 내려뜨렸다. “그날 뒤로 전 줄곧 조은예를 따라다녔어요. 조은예는 절 발견했죠. 은예는 제가 그날 사무실 밖에 있었다는 걸 알고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오랫동안 고민해 봤는데 아빠한테 얘기하고 싶고, 신고하고 싶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한테 증인이 되어줄 수 있냐고 물었죠.” 정인호는 거기까지 말한 뒤 뜸을 들였다. “전 동의하지 않았어요.” 중년 여성은 시선을 내려뜨렸다. 정인호는 눈물을 글썽였다. “엄마, 저한테 실망하셨죠?” “인호야, 난...” 여자가 입을 열려고 했다. 정인호는 고개를 숙였다. “전 정말 무서웠어요. 아무도 저희 편에 서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그때 조은예의 말을 믿어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어요.” “전 은예가 포기할 줄 알았어요.” 정인호가 말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무슨 일인지 갑자기 꼭 신고할 거라고, 나쁜 사람이 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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