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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갑부 윤성훈

진희원은 그의 얼굴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의학을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약재 냄새에 아주 민감했다. 차 창문이 내려가는 순간 그녀는 은은한 약 냄새를 맡았다… 진희원은 <신농본초경>을 정독했기 때문에 오랫동안 병에 시달린 사람은 빛을 무서워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때 강시원이 재촉하며 말했다. “도련님, 일단 대표님한테 가보시겠어요?” 그러자 남자아이는 진희원에게 말했다. “누나, 다른데 가지 말고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주세요. 금방 돌아올게요.” 아이의 말에 진희원은 고개를 끄덕였고 아이는 다급히 차 쪽으로 달려갔다. 혼자 남은 강시원은 진희원에게 카드 한 장을 건네며 말했다. “진희원 씨, 저희 도련님을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은 감사의 선물이니 받아 주세요.” “제 이름을 아시네요? 저를 아세요?” 진희원은 재밌다는 듯 웃으며 눈꼬리를 치켜올렸다. “왠지 저한테 감사 인사를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저와 관계를 끊으려고 서두르는 것 같네요.” 그녀의 말에 강시원은 멈칫했다. “진희원 씨, 오해입니다.” “상관없어요.” 진희원은 남자아이 쪽을 쳐다보며 말했다. “이따가 말해 주세요. 저 먼저 가볼게요.” 말을 마친 그녀는 긴 다리를 쭉 뻗으며 일어났고 조금도 뒤돌아설 마음이 없는 것 같았다. 강시원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씨 가문에서 쫓겨난 가짜 아가씨가 그의 집 작은 도련님에게 달라붙을까 봐 무서웠다. 노을빛 아래, 손에 검은 가방을 든 진희원는 짙은 색의 긴 머리를 비녀로 깔끔하게 말아 올렸고 노을빛을 받으며 떠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멋있고 아름다웠다. 마이바흐에 앉은 남자가 고개를 돌렸을 때는 이 장면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는 손으로 남자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널 구해준 사람이 저 사람이야?” “저 사람? 어디?” 그의 말에 남자아이는 바로 앉았고 이내 다급한 듯 말했다. “누나 왜 갔어? 강 비서님!” 그러자 강시원이 다가와 몸을 숙이며 말했다. “도련님.” “누나 연락처도 못 받았어요. 분명 기다린다고 했잖아요.” 남자아이는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섭게 눈을 부릅떴다. “강 비서님이 보낸 거예요?” 아이의 말에 강시원은 움찔했다. “저는…” 경주에서 이 아이를 건드릴 수는 있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고 4살이어도 수단이 많고 연기도 잘하며 성격은 차가웠다. 대표님이 있을 때는 얌전히 말을 잘 듣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모든 부하들이 벌벌 떨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래서 방금 도련님과 진희원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자신의 직책이 떠오른 강시원은 고개를 숙이며 설명했다. “도련님, 그 아가씨는 평판이 좋지 않습니다. 혹시 다른 목적으로 도련님에게 접근한 것일까 봐, 그래서…” “누나는 저를 알지도 못하는데 무슨 목적이 있다는 거예요?” 남자아이의 목소리는 더욱 차가워졌다. “당신들이 저를 잘 돌보지 않아 더위 먹어 길가에서 쓰러지게 된 거잖아요. 누나가 없었다면 나쁜 사람에게 납치당하지 않았어도 길가에서 죽었을 거예요. 강 비서님…” “윤시우.” 뒷좌석에 앉아 있던 남자가 아이의 말을 끊었다. 그는 주름 하나 없는 반듯하고 몸에 딱 맞는 검은 정장을 입고 있었고 깨끗한 손목에는 주홍색 구슬 팔찌를 차고 있는 것이 차갑고도 매혹적인 모습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남자아이는 그의 셋째 형이 화났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게 아니면 성을 붙이고 이름을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아이는 작은 입술을 오므리며 남자의 품에 안기며 울적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 힘들게 셋째 형수를 찾았는데 이제 다 물거품이 됐어. 누나는 분명 날 좋아하지 않아.” 방금까지 누나 앞에서 연기를 잘했는데 말이다. 아이의 말에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고 손가락으로 작은 얼굴을 받치며 말했다. “내 일생의 대사를 네가 신경 쓸 필요는 없어. 알았지?” 남자는 말하며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고 눈짓했다. 백미러에 점차 넋을 잃게 만드는 얼굴 하나가 나타났다. 코는 오뚝하고 하얀 피부에 입술 선이 옅은 것은 병적인 기색이 역력했고 옥처럼 맑고 깨끗했다. 이런 아름다움을 가진 사람은 현성의 수장, YS 그룹의 대표 윤성훈 말고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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