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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장 화가… 난 것일까?

“아마도요? 전에 제가 치료를 해주러 갔었는데 그 집 경비원이 절 못 들어가게 했고 비서도 절 무시했거든요.” 진희원은 최근에 있었던 일 두 가지만 골라서 말했고 윤현태와의 일은 말하지 않았다. “저한테 가난한 학생이라고 자중하라고 했어요. 전 뒤끝이 있거든요.” 진희원은 진작에 강시원이 누군지 알아챘지만 그녀는 줄곧 말하지 않았다. 강씨 가문과 이씨 가문의 사이가 가까우니 강시원은 술자리에서 그녀를 본 적이 있을 것이기에 그녀가 사람을 구할 때 그렇게 그녀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던 것이었다. 그리고 당시 한정판 마이바흐에 앉아있던 사람이 누구인지는 대충 생각해도 알 수 있었다. 평소 고고한 태도의 강시원이 그렇게 깍듯하고 공손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소문으로만 듣던 재계를 제패한 거물, 윤씨 가문의 셋째 도련님일 것이다. 진희원은 요 며칠 동안 그 윤씨 가문 도련님이 작전팀을 도와 그녀를 계속 쫓아다녔던 일은 말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지금 그녀의 “가짜 부잣집 딸”이라는 신분은 그녀의 정체를 은폐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도구였다. 윤태혁은 진희원의 말을 들은 후 표정이 바뀌었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윤성훈을 바라보았다. 이런 일이 있었단 말인가? 대체 어느 비서가 그녀를 얕잡아 보았단 말인가. 이것은 아프리카로 파견되고 싶어서 한 행동이 아니란 말인가? 윤성훈은 손끝으로 자신의 손목에 있는 염주 팔찌를 흔들며 희미하게 손에 힘을 주었고 눈 밑에는 약간의 차가운 기운이 맴돌았다. 그를 잘 아는 윤태혁은 그의 모습을 보더니 온몸이 굳었다. 대표님은 화가… 난 것일까? 화가 난 것은 그렇다 치고 윤성훈이 이해할 수 없는 사실이 있었다. “경호원까지 희원 씨를 막았다고요?” “막기만 한 게 아니라 절 쫓아냈어요.” 진희원은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했지만 이 얘기는 그저 그녀가 생각해낸 핑계였다. 그녀가 윤씨 가문 도련님의 병을 치료해 주지 않는 진정한 원인은 바로 상대가 너무 위험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녀는 아무래도 위험한 일은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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