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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장 망신

“당신이 뭔데 절 구한다는 거죠?” 윤성훈은 여전히 검은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긴 다리에 얇은 허리, 흰 피부를 가진 그는 바이크 헬멧을 들고 있는데 아주 멋있었다. 다들 윤성훈이 돌아오는 모습을 볼 거로 생각했지만 그가 이렇게 빨리 돌아올 줄은 몰랐다. 회사 대표들은 윤성훈이 돌아오기 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풍수 얘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잊었다. 윤성훈은 그들을 쭉 둘러보았다. 잘생긴 그의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는 차가우면서도 귀티가 났고 무심해 보였다. 그가 서 있는 곳을 보니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듯했다. 윤성훈은 눈썹을 치켜올리더니 차가운 어조로 아무런 감정도 없이 말했다. “담의수 아저씨, 이젠 아무나 우리 집에 들어올 수 있나 봐요?” “당, 당연히 아닙니다.” 집사가 앞으로 나섰다. 윤성훈은 한 손으로 헬멧을 안고 말했다. 그의 옆얼굴은 아주 준수했다. “그런데 여기 미친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그가 누구를 가리킨 건지는 확실했다. 조금 전까지 의기양양했던 김혜주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의 시선은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에게 닿은 적이 없었다. 그로 인해 김혜주는 더욱 값싸 보였다. 김혜주는 주먹을 쥐면서 입술을 씹으며 가련하게 말했다. “윤성훈 씨가 제게 편견을 갖고 있다는 건 알아요. 그때 윤성훈 씨는 제 언니랑 결혼 약속을 하셨죠. 전 그때 서울에서 엄마의 말을 믿고 언니랑 조금 오해가 생겼었어요. 이번에는 악의 없이 온 거예요.” “언니?” 윤성훈은 흥미롭다는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돌려 문밖을 바라보았다. “희원 씨에게 아빠, 엄마가 다 다른 동생이 있었나요?” 진희원은 차를 세우고, 서지석이 뒤처리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봐야 했다. 그리고 경찰 측에서 온 연락을 받고 범죄자의 신원을 확인하느라 윤성훈보다 살짝 늦었다. 윤성훈의 말을 들은 진희원은 그제야 안에 서 있는 김혜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김혜주가 얌전히 지낸다면 할머니를 위해서라도 그녀를 가만히 내버려둘 생각이었다. 할머니가 키워주지 않았더라면 진희원은 살아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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