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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장 헛된 망상

김혜주는 점을 많이 보면 기운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처음 들어봤다. 조금 더 배워야 할 듯싶었다. 윤현태는 조금 복잡한 마음으로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김혜주를 바라보았다. 그는 김혜주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 그녀에게 편견이 있었다. 아무래도 서울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다. 최씨 가문은 사람 목숨을 하찮게 여기고, 환자들을 같잖게 여겼다. 아주 뿌리부터 썩은 집안이라고 할 수 있었다. 김혜주는 그런 최씨 가문을 스승으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서울 별원에서 보였던 모습을 보면 경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게다가 김혜주가 정말로 한 집안의 길흉을 점칠 수 있다면 무엇 때문에 최씨 가문의 말로는 알지 못했던 걸까? 허점이 너무 많았다. 윤현태는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사람을 시켜 김혜주를 데려왔다. 윤현태는 심사숙고했다. 사람을 어디로 끌고 갔는지 납치범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었다. 김혜주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는 건 뭔가 내막을 알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그런데 그의 손자는 살아 돌아왔다. 게다가 휘발유, 트럭, 음주 운전까지 전부 맞혔다. 윤현태는 은혜를 입으면 갚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비록 여전히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성격 때문에 김혜주의 앞으로 걸어가서 말했다. “혜주야, 미안하구나. 내가 널 의심했었다. 윤씨 일가는 은혜를 입었으니 앞으로 윤씨 일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편하게 말해. 집사, 가서 수표 가져와.” 일반적으로 수표라면 거액이었다. 윤현태는 김혜주에게 보수를 줄 생각이었다. 김혜주는 이렇게 말했다. “할아버지, 저희 언니는 윤씨 일가에 시집올 거예요. 그렇게 되면 한 가족이 되죠. 게다가 할아버지는 어른이신데 제가 어떻게 돈을 받겠어요.” 사실 김혜주는 아주 우쭐했다. 그녀는 윤현태가 자신을 전혀 믿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는 김선월처럼 조금 불쌍한 척하면 마음이 약해지는 사람이 아니었다. 윤현태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녀를 경계하고 있었다. 아마 지금도 그녀를 완전히 믿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언젠가는 그녀의 편에 서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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