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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장 체면이 깎인 이윤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 이윤아는 목청을 높였다. “혜주야,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너 혼자 나왔어? 네 스승은?” 이윤아의 물음에 김혜주는 그녀의 손을 덥석 잡더니 낮게 깔린 목소리로 대답했다. “엄마, 일단 돌아가서 얘기해요.” 이윤아도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기에 뭔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채고는 사모님들에게 얼른 대충 둘러댔다. “아무래도 혜주가 빈혈이 또 도진 것 같네요. 전 이만 애를 데리고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사모님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이윤아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 빈혈은 무슨, 설마 사전 탈락된 건 아니겠지? 눈치를 보던 김혜주는 이윤아의 품에 털썩 기댔다. “엄마, 저 지금 숨 쉬기가 조금 힘들어요. 하지만 걱정은 하지 마세요. 엄마의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았어요. 진료는 이미 끝났거든요.” 그렇게 큰일이 벌어졌는데 진료는 당연히 계속될 수가 없었다. 머리가 좋고 눈치가 빠른 김혜주는 상황 분석이 빨랐다. 5분도 안 지나서 별장 로비의 대문이 열렸고 각 가문의 명의들이 너도나도 걸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러자 부잣집 사모님들은 김씨 모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었고 김혜주는 그 틈에 이윤아를 끌고 얼른 도망갔다. 두 사람은 그렇게 헐떡거리면서 한참을 뛰었다. 김혜주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서 창피를 당하고 싶지 않았다. 이때, 가쁜 숨을 몰아쉬던 이윤아가 다급하게 물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김혜주는 주위를 살피다가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자 그제야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최씨 가문이 무너졌어요. 선생님도 잡혀갔다고요. 엄마, 설마 우리도 연루되지는 않았겠죠?” 뭐라고? 너무 놀란 마음에 휘청거리던 이윤아는 하마터면 뒤로 넘어질 뻔했다. “그럴 리가 없어! 최씨 가문은 신 비서랑도…” 이윤아가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말하자 김혜주는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참으며 대답했다. “신 비서도 잡혀갔어요! 최고 작전팀에서 잡아갔다고요! 엄마, 잘 생각해봐요. 우리 김씨 가문이 그 사람들과 엮인 게 있어요?” 흠칫하던 이윤아는 잠시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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