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7장

상처를 입은 유지로는 목이 터지라 외쳤다. 진희원은 사람들이 많이 들어올 것을 알고 있었다. 진희원은 남자를 한번 보고 말했다. "여긴 당신한테 맡길게요. 우리 나중에 다시 만나요." 말은 평화롭게 했지만 실제로 진희원은 이 일본인들을 이용해 남자를 막으려 했다. 남자는 그 말을 듣고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정말 도망갈 수 있길 바랄게요." "잘 있어요." 진희원은 더는 머물지 않고 남자의 태도를 보고 확실히 잡히면 자신의 목숨도 보장되지 않을 것 같았다. 목각 인형을 아무렇지도 않게 부수는 남자에게 이 모든 것은 그저 몇 분도 안 걸리는 일이었다. 진희원은 속도를 높이는 것이야 말로 유일한 목표라고 자신한테 말했다. 댕댕이의 영혼을 찾았고 이제 다른 망령들을 진에서 끌어내면 모든 것이 끝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남자는 진희원의 의도를 알아차린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일본인들이 끊임없이 몰려들었다. 살생은 삼계를 넘는 일이지만 그들의 정신을 무너뜨리는 것은 남자에게 매우 쉬운 일이었다. 그저 우물 아래의 검은 안개를 모두 불러들이는 것만으로 진정한 백귀야행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 순간, 들어온 일본인들은 모두 몸이 굳어버렸다. 그들은 가장 무서운 장면을 보았다. 고대의 붉은 망토를 입은 남자가 빛과 그림자 사이에 우뚝 서 있었고 기품 있고 아주 잘생긴 모습이었다. 그러나 남자의 뒤에서 밀려 나오는 것은 혼을 빼앗아 가는 운집된 영귀들이었다. "그들은 이제 너희 거야." 남자의 말이 끝나자 죽은 망령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그들은 일본인들을 가장 증오했다! 남자가 특별히 명령하지 않아도 망령들은 한 명도 놓치지 않을 것이다! 총을 든 일본인들, 강간과 약탈을 일삼던 그들은 도리어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은 도망치려 했지만 실험실의 모든 문과 창문이 꽉 닫혀 있었다. 마치 무방비 상태의 아이들을 가둔 것처럼. 문 하나를 사이에 두었으나 그 거리는 너무 멀게 느껴졌다. 유지로는 강한 원한을 견딜 수 없었다. 여전히 주인을 생각하